스테로이드·히알루론산 주사는 증상 완화 목적…연골 재생 치료와 구분해야
인공관절 수술은 엑스레이만으로 결정하지 않아…통증·기능 저하 종합 판단
계단을 내려가거나 의자에서 일어설 때 무릎이 아파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참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무릎 통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무릎 통증은 골관절염뿐 아니라 반월상연골 손상, 통풍,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활동을 지나치게 줄이거나 특정 치료에만 의존하면 적절한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10월 12일 세계 관절염의 날을 맞아 무릎 골관절염의 주요 증상과 치료 방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과 국내외 골관절염 치료 권고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운동과 체중관리, 필요한 약물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연골만 닳는 질환 아니다…관절 전체에 변화 나타나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손상되고 연골 아래 뼈와 관절 주변 조직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만성 관절질환이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부르지만 단순히 연골이 닳는 현상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지만 모든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과체중과 비만, 과거 무릎 손상, 반복적인 관절 부담, 관절 정렬의 변화 등이 질환 발생과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진행된 관절의 구조적 변화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더라도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계단 내려갈 때 아프고 쉬면 나아진다면
무릎 골관절염은 관절을 사용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나타나고 휴식을 취하면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움직일 때 무릎이 뻣뻣할 수도 있다. 골관절염에 따른 관절의 뻣뻣함은 일반적으로 비교적 짧게 지속되며 움직이면서 완화되는 편이다.
질환이 진행하면 무릎을 완전히 펴거나 굽히기 어려워지고 관절이 붓거나 다리 모양이 변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쉬고 있을 때나 밤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다만 이러한 증상만으로 골관절염을 확진할 수는 없다. 손가락과 손목 등 여러 관절이 함께 붓고 아침 뻣뻣함이 오래 지속된다면 류마티스관절염 등 염증성 관절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특히 무릎이 갑자기 심하게 붓고 붉어지면서 열이 나거나, 체중을 실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신속하게 진료받아야 한다. 관절 감염이나 통풍, 골절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은 증상과 엑스레이 종합…MRI가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골관절염 진단은 통증이 시작된 시기와 양상, 관절의 움직임, 부기, 압통, 보행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필요한 경우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관절 간격이 좁아졌는지, 관절 주변 뼈에 변화가 나타났는지 등을 살펴본다. 서 있는 상태에서 촬영하는 엑스레이는 무릎에 체중이 실렸을 때의 관절 상태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MRI는 모든 골관절염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가 아니다. 증상에 비해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적거나 반월상연골·인대 등 다른 조직의 손상, 연골 아래 뼈의 골절 등이 의심될 때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혈액검사 역시 골관절염 자체를 확진하기보다는 염증성 관절질환이나 감염 등 다른 원인을 감별하는 데 활용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병력과 신체진찰,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해 골관절염을 진단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통증 있다고 무조건 쉬면 근력 약화…운동이 기본 치료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통증을 이유로 신체활동을 모두 중단하는 것이다.
활동량이 지나치게 줄면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을 지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움직임이 줄어 체중이 증가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운동은 근력을 강화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유지하며 통증과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국제골관절염연구학회(OARSI)도 환자교육과 체계적인 운동을 비수술적 치료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운동은 개인의 통증과 체력에 맞춰 평지 걷기, 실내자전거, 수중운동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고 균형 능력을 유지하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반면 통증이 심한 시기에 달리기나 점프, 깊게 쪼그려 앉기 등 관절에 부담이 큰 동작을 무리하게 반복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 통증이나 부기가 뚜렷하게 악화된다면 강도와 방법을 조정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다면 적절한 체중 감량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다만 고령자는 무리한 식사 제한으로 근육까지 줄어들지 않도록 영양 섭취와 근력운동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는 통증 조절 목적…고령자는 부작용 주의
운동과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통증 조절이 어렵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무릎에 바르는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완화하면서 먹는 약에 비해 전신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료 선택지다. 먹는 소염진통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환자의 나이와 동반질환, 복용 중인 약물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는 소염진통제 복용으로 위장관 출혈이나 신장기능 악화, 심혈관계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항응고제 등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상호작용도 확인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일부 환자에서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지만 통증 개선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권장되는 약은 아니다.
약물치료는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과 운동을 이어가도록 돕는 수단이다. 증상이 지속된다고 진통제 용량을 임의로 늘리거나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스테로이드·히알루론산 주사…연골 재생 치료와 구분해야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사용되는 관절강 내 주사에는 스테로이드와 히알루론산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단기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반복 투여에 따른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액의 구성 성분과 관련된 물질을 주입하는 치료다. 일부 환자에서 통증과 관절 기능의 개선이 나타날 수 있지만 효과의 크기와 지속기간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시행하는 관절강 내 약물주사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바 있다. 해외 진료지침에서도 주사 종류에 따라 권고 수준이 다르므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점은 이들 주사가 손상된 연골을 원래 상태로 재생시키거나 골관절염을 완치하는 치료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PRP나 줄기세포 등 재생치료를 표방하는 시술도 치료 방식에 따라 근거 수준과 허가 범위가 다를 수 있다. 시술 전에는 국내 허가 상태와 임상적 효과, 안전성, 비용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공관절 수술, 엑스레이 결과만으로 결정하지 않아
무릎 골관절염이 있다고 해서 모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엑스레이에서 관절 간격이 좁아졌더라도 통증이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 반대로 통증과 기능 저하가 심해 걷기나 계단 이용, 수면 등에 큰 어려움이 있다면 수술을 검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운동과 체중관리,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 때 수술 필요성을 평가한다.
수술 여부는 영상검사 결과뿐 아니라 통증의 정도, 관절 변형, 기능 저하, 동반질환, 환자의 활동 수준과 치료 목표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수술 방법도 관절 손상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환자에게는 절골술이나 부분 인공관절치환술이 고려될 수 있으며, 관절 손상이 광범위한 경우에는 전 인공관절치환술을 검토할 수 있다.
무릎 건강의 목표는 통증 줄이고 일상생활 유지하는 것
골관절염 관리의 목표는 영상검사에서 나타나는 관절의 변화를 모두 없애는 데 있지 않다. 통증을 줄이고 걷기와 일상생활 능력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무릎이 붓고 움직임이 줄어든다면 나이 탓으로만 여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골관절염으로 진단받았다면 무조건 쉬거나 특정 주사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관절 상태에 맞는 운동과 체중관리, 필요한 약물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치료를 선택할 때는 해당 치료가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이기 위한 것인지, 관절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것인지,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무릎 통증을 오래 참는 것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