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우다현기자]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을 켜고 짧은 영상을 넘긴다. 하나의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영상으로 화면을 넘기는 일도 익숙하다.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짧은 영상은 어느새 일상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발표한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자 가운데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 비율은 78.9%로 전년보다 8.2%p 증가했다. 스마트폰으로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콘텐츠에서도 숏폼 영상은 42.7%를 차지했다.
숏폼을 찾는 이유도 분명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이용행태조사’에서 숏폼 이용률은 58.6%로 나타났으며, 숏폼을 시청하는 이유로 ‘짧아서 부담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76.0%로 가장 높았다. ‘재미있는 부분만 보려고’가 51.4%, ‘추천 알고리즘 때문’이라는 응답이 47.0%로 뒤를 이었다.
최근의 콘텐츠 소비 양상을 고려할 때, 숏폼의 확산은 사람들이 긴 콘텐츠를 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짧은 콘텐츠가 긴 콘텐츠를 대체하는 동시에, 역으로 긴 콘텐츠를 발견하게 하는 입구 역할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숏폼에서 소비되는 콘텐츠의 상당수가 처음부터 짧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숏폼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 예능·오락 편집본이 62.1%로 가장 많았고, 드라마 편집본이 38.1%, 영화 편집본이 29.3%를 차지했다. 긴 콘텐츠에서 인상적이거나 재미있는 장면 잘라낸 영상이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방송 시간이나 영화관 상영 시간에 맞춰 콘텐츠를 소비했다면, 이제는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마주친 짧은 장면이 새로운 콘텐츠를 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026년에는 OTT 플랫폼들도 숏폼을 본편으로 연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주요 장면을 세로형 짧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Clips’ 기능을 도입했고, 디즈니 플러스 역시 영화와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짧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OTT 티빙도 드라마와 예능, 스포츠 등의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며 본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숏폼의 확산이 긴 콘텐츠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숏폼은 긴 콘텐츠의 경쟁자가 되는 동시에 긴 콘텐츠로 향하는 새로운 입구가 되고 있다. 이제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어떤 짧은 순간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을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