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김준태기자]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란 국적자가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종교를 이유로 박해받을 위험이 있다며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이 공개한 주요 판결 자료에 따르면 행정10단독 조대현 판사는 이란 국적자 A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건번호는 2025구단52440이다.
법원은 이 사건을 A씨의 개종 이후 종교활동과 이란의 종교 관련 상황,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예상되는 박해 위험 등을 종합해 난민법상 난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로 소개했다.
제공된 판결 관련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란의 독실한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이슬람 신학교에 다녔다. 이후 자신의 신념과 이슬람교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고, 이스파한의 한 교회를 통해 기독교를 접한 뒤 개종을 결심했다.
A씨는 이후 해외에서 기독교 관련 교육을 받고 이란으로 돌아간 뒤에도 신앙생활과 전도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적인 종교활동이 어려운 현지 사정 때문에 자택에서 소규모로 신앙을 공유하는 이른바 ‘가정교회’ 방식으로 활동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2018년에는 함께 종교활동을 하던 교인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A씨에게도 체포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전해졌고, A씨는 같은 해 이란을 떠나 필리핀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종교활동을 이어간 A씨는 2020년 난민 인정을 신청했지만 출입국 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당국은 난민 신청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A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설명한 개종과 종교활동 과정이 구체적이고 전반적으로 일관되며 뚜렷한 모순이 없다고 봤다. 이란에서 기독교 활동이 비공개 가정교회 형태로 이뤄지는 사정과 현지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표현 등에 관한 진술도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A씨 개인의 종교적 행적뿐 아니라 이란에서 기독교 개종자가 처한 상황을 함께 고려했다. A씨가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개종과 그동안의 종교활동 때문에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A씨가 난민법상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의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