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조사 결과와 연속 증가
교육부가 2026년 9월 9일 발표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2.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0.9%였던 수치가 6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현행 예방·대응 체계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비판이 교원 단체와 교육계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어 학교폭력 조사·수사의 전문기관 이관, 교권 보호 강화, '1교 1SPO(학교전담경찰관)' 배치 확대 등 제도 전반의 재설계를 요구했다. 피해응답률을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5.7%, 중학교 2.3%, 고등학교 0.8%로 모든 학교급에서 수치가 올랐다. 초등학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이 나타난 것은 아동기 또래관계 문제와 학교의 초기 중재 역량 부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교총은 "매번 소폭 증가에 그친다는 이유로 경각심이 무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이 수치를 단발적 통계 변동이 아닌 구조적 경고 신호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치의 지속성이 첫 번째 핵심 근거다.
2020년 0.9%에서 출발해 6년 연속 증가한 흐름은 학생 간 관계 구조, 학급 문화, 제도적 대응 방식에 누적된 문제가 통계로 드러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계 자체가 정책 실패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초등학교 5.7%라는 수치는 학교가 초기 개입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두 번째 문제는 절차화된 처리 방식이 갈등을 오히려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지원청 심의에서 5건 중 1건 이상이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정되는 현실은, 일상적 또래 갈등이 행정·사법 단계로 넘겨지면서 학교의 교육적 개입 기회를 잃는 구조가 굳어졌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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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은 이러한 행정·사법화 현상을 지적하며 교육적 해결 기능의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사안이 교육지원청 심의로 넘어가기 이전에 전문가가 중재·상담에 개입하는 절차를 의무화하고, 학교 내 심리상담 인력을 정규 보강하며, 행정 처리의 최소화 기준을 설정하는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
교총의 제도 개선 요구와 쟁점
세 번째는 교사의 업무 과중과 전문성 문제다. 교사들이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병행하면서 교육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는 현상이 현장에서 꾸준히 관찰된다.
교총은 학교폭력 조사·수사를 전문기관에 이관하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면서, 교권 보호를 강화해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기술적 해결을 넘어 역할 분담과 전문 인력 확충을 포괄하는 제도 설계를 전제로 한다. 네 번째는 대응 인프라의 불균형이다.
교총은 '1교 1SPO' 배치 확대를 통해 예방·대응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경찰 인력 확대만으로는 예방과 교육적 회복을 동시에 보장하기 어렵다.
예방적 개입과 관계 회복을 중심으로 한 상담·중재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형사적·행정적 틀만 확대하면 사안이 경직화될 위험이 크다. 경찰 인력 확대는 상담·심리치료·가정 연계·지역사회 협력과 반드시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상의 근거들을 종합하면, 현재의 상승 추세는 복합적 원인에서 비롯된다. 학교의 초기 개입 역량 부족, 절차적 처리의 행정·사법화, 교사의 업무 과중, 전문 인력 부족이 서로 맞물리며 피해응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연쇄 구조는 단순한 예산 투입만으로 끊을 수 없다.
정책 설계는 각 단계의 유인 구조와 인센티브를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본지 추가 분석) OECD 주요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학교상담 인력 밀도와 상담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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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갈등 단계의 전문 상담 개입을 의무화하고, 학교 내 상담 인력을 정규직으로 보강하며, 행정 처리 최소화 기준을 설정하는 세부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
예방·중재 중심으로 체계 재편 필요
반론으로는 '응답률 상승이 신고 문화 개선과 인식 향상의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피해 경험을 숨기지 않고 보고하는 문화가 정착될수록 통계 수치는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신고 체계 개선만으로 6년에 걸친 지속적 누적 증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보고 문화가 주된 원인이라면 초기 급격한 상승 이후 안정화하는 패턴이 나타나야 하는데, 통계는 해마다 꾸준한 증가를 보여 준다. 신고율 상승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절대 수치의 지속적 증가를 단순 신고 효과로만 환원할 수는 없다.
정책적 함의는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교육지원청과 학교 현장의 조사·중재 기능을 재설계하고, 심의 단계에 앞서 교육적 중재 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초등 단계부터 또래관계 교육과 정서·사회성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학교를 행정 처리의 창구가 아닌 교육적 중재의 장으로 되돌리는 것이 지금 교육 당국 앞에 놓인 핵심 과제다. 지금의 통계는 그 전환의 필요성을 수치로 확인시켜 주는 신호다.
FAQ
Q.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수치는 실제 폭력 증가를 의미하는가?
A. 공식 조사에서 피해응답률 2.9%(2026년 1차)는 응답자 기준으로 피해를 보고한 비율을 뜻한다. 신고·응답 체계의 개선이 수치를 일부 끌어올릴 수 있지만, 2020년 0.9%에서 6년 연속 오른 흐름은 단순 보고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보고 문화 개선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초기 급등 후 안정화하는 패턴이 나타나야 하는데, 실제 통계는 해마다 꾸준한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5.7%라는 수치는 아동기 또래 갈등의 심각성과 초기 개입 역량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향후에는 상담 인력 보강과 대응 방식 변화가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도별로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Q. 교육당국과 학교는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A. 단기적으로는 교육지원청 심의 절차에 앞서 전문가가 중재·상담에 개입하는 단계를 의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적 개입 기회가 행정 절차보다 먼저 보장되어야 갈등이 행정·사법화로 비화하는 구조를 끊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초등 단계의 정서·사회성 교육 강화와 학교 내 전문상담 인력의 정규 확충이 핵심 과제다. 교총이 요구한 '1교 1SPO' 배치 확대는 상담·중재 자원 보강과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경찰 인력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교육적 회복을 담보할 수 없다. 정책 설계는 교사의 행정 부담 경감을 전제로 해야 현장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Q. 교총이 요구하는 '전문기관 이관'은 어떤 의미인가?
A. 현행 체계에서는 학교폭력 조사·수사 업무 상당 부분을 교사와 학교가 직접 담당한다. 교총은 이를 경찰·전문 조사기관 등으로 이관해 교사가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기관 이관은 조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교사가 피해·가해 학생 모두와 교육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이관 이후에도 학교 내 상담·중재 기능은 별도로 강화되어야 하며, 전문기관과 학교 간 역할 분담의 경계를 명확히 설계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 이 기사는 한국교육신문의 2026년 9월 9일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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