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IMF 외환위기의 기억을 가진 한국이 다시 한 번 글로벌 금융 질서의 거대한 변화 앞에 서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달러 패권 재편,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계 캐나다인 미래금융 전략가 이채선(Che-Sun Lee)이 새로운 금융 인프라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최근 출간한 『더 아메로(The Amero): Digital Bridge to the Fintech Future』에서 이채선 작가는 "달러냐, 크립토냐의 선택이 아니라, 그 사이를 연결하는 브리지가 중요하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북미 단일통화를 주장하거나 디지털 자산 투자를 권유하는 책이 아니다.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기관,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를 어떻게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경제교육서이자 금융 인프라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시점은 1997년보다 1999년이다. IMF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999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10.7% 성장을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같은 해 대우그룹 붕괴는 경제 구조의 취약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이채선 작가는 "2028년은 또 다른 구조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이는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지표만으로 경제의 안전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구조적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환율과 통화정책, 결제 인프라, 산업 경쟁력,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IMF 외환위기의 기억을 공포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미래 금융 질서를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한 교육과 제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아메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디지털 금융 환경으로 확장한다. 저자는 미래 금융의 경쟁이 특정 통화나 디지털 자산 자체보다 서로 다른 금융 시스템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인프라에 있다고 진단한다.
책에서 말하는 '브리지(Bridge)'는 특정 코인이나 기술이 아니라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기관, 기존 금융망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상호운용 가능한 금융 인프라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국제 금융기관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스테이블코인의 대부분이 달러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도 달러 기반 금융질서가 새로운 형태로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BIS의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á)'는 여러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기관이 토큰화된 중앙은행 준비금과 예금을 활용한 다중통화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시험하며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채선 작가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원·달러 환율과 수출 결제, 글로벌 공급망, 해외 자본 이동 등 한국 경제의 핵심 요소는 국제 금융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쟁은 어떤 국가가 더 많은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느냐가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금융 환경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인프라와 제도적 안전장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관점이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미래금융과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거버넌스, 공공정책을 연구해 온 이채선 작가는 이번 저서를 통해 북미 통화질서를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디지털 금융 시대 한국이 준비해야 할 금융 인프라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녀는 금융의 미래는 특정 통화의 우위를 가리는 경쟁이 아니라 국가와 국가, 금융기관과 기술,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을 신뢰성 있게 연결하는 구조를 누가 먼저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이채선 작가는 독자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다음 금융위기가 온 뒤에 브리지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위기가 오기 전에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설계할 것인가."
이 질문은 『더 아메로』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이자, 디지털 금융 시대로 접어든 오늘날 한국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읽힌다. 미래 금융의 경쟁은 더 이상 하나의 통화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 경제를 연결하고 지탱할 금융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더 아메로』가 제시하는 문제의식은 금융 인프라와 디지털 통화 질서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저자 소개
이채선(Che-Sun Lee)은 한국계 캐나다인 미래금융 전략가이자 『더 아메로(The Amero): Digital Bridge to the Fintech Future』의 저자다. 디지털 금융과 통화·결제 인프라, 블록체인 거버넌스, 공공정책 분야를 연구하며 북미와 한국을 잇는 미래 금융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저서는 단일통화를 주장하거나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시대에 요구되는 금융 인프라와 상호운용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담은 경제·금융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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