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주도의 전시로 전통을 재구성하다
2026년 8월 28일 개막한 아부다비 국제 수렵 및 승마 전시회(ADIHEX)는 단순한 박람회를 넘어 UAE의 문화유산 보존 전략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장이 됐다. 알 다프라 지역 통치자 대표 겸 에미리트 팔콘클럽 회장인 셰이크 함단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은 전시회를 직접 방문한 뒤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통해 ADIHEX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선도적 플랫폼으로 평가하고, 20년 이상의 성과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8월 28일부터 9월 6일까지 ADNEC 아부다비에서 열리며, 23회째를 맞아 전시 공간과 참가자 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도 전시회를 방문해 UAE 진정한 유산을 선보이고 젊은 세대의 관심을 높이는 ADIHEX의 역할에 찬사를 보냈다(Gulf News·Gulf Today, 2026년 8월 기준).
ADIHEX가 제기하는 핵심 질문은 분명하다. 전통적 수렵·승마·팔콘리(매사냥) 문화를 박물관적 기록 대상에만 머물게 할 것인가, 아니면 교육·산업·외교 자원으로 전환할 것인가.
ADIHEX는 23년 역사를 통해 후자의 길을 택하며, 국가 이미지와 세대 간 전수 방식을 동시에 재편하고 있다. 문화정책이 공공교육·산업 지원·국제 홍보와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이 행사만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드물다. 제도적 자원 동원이 첫 번째 근거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ADIHEX 2026은 참가업체 수와 전시 면적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왕실 고위 인사 두 명이 각각 전시회를 찾아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이처럼 국가가 특정 전통 행사에 자원을 집중하면, 관련 기업·장인·연구자들이 전시 플랫폼을 통해 시장·연구·교육 네트워크에 접속할 기회를 얻는다. 보존 방식이 단순한 기록 보관에서 실용적 재생산 체계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국가적 우선순위가 행사 규모와 참가 구성에 직접 반영된다는 점에서, ADIHEX는 문화유산 보존의 제도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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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지속가능성의 결합이 두 번째 근거다. 현장에서는 팔콘 관리 기술, 승마 장비의 친환경 재료, 야외 활동의 환경보전 이니셔티브 등 전통을 둘러싼 최신 기술과 정책적 응답이 제시됐다.
주최 측 보도자료는 이러한 이니셔티브가 문화유산의 생태적·경제적 지속가능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다루는 국제적 논의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원칙, 즉 전통의 형태뿐 아니라 그 수행 환경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관점을 ADIHEX는 실제 전시 구성에 반영했다. 이는 전통유산이 단지 기념물적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관리 가능한 살아 있는 자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기술·지속가능성으로 문화유산을 전수하다
교육·체험 프로그램의 확장이 세 번째 근거다. 이번 전시회는 몰입형 교육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대화형 활동을 내세워 방문객, 특히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했다. 주최 측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미래 세대로의 유산 전수'라는 목표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현장 체험·시연·디지털 재현 등 다양한 형식이 학습형 기억을 강화하면 전통에 대한 이해와 애착의 깊이가 달라진다. 단순히 보고 지나치는 전시가 아니라, 참여자가 직접 경험하며 문화적 맥락을 체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이 이번 ADIHEX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반론으로 두 가지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전통의 상품화 가능성이 첫 번째다.
국가와 브랜드가 결합해 전통을 산업화하면 원형이 변질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환경적 부담이다.
수렵과 야외 활동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며, 대규모 상업 전시는 이를 가중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ADIHEX는 지속가능성과 환경 보존 이니셔티브를 전시의 핵심 축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왕실 차원의 지원은 규제·관리 체계 수립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집권적 자원 동원이 오히려 규범과 감시 체계의 도입을 가능하게 하고, 전통 보존의 제도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우려는 일정 부분 상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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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의 구조적 함의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문화정책에도 실질적인 참고 가치를 가진다. 전통의 전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박물관 활동만으로는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산업·외교·환경 정책과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적인 생명력을 얻는다.
국가 주도의 플랫폼은 자원 집중으로 빠른 확장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커뮤니티와 장인의 참여 권리 보장 및 생태적 기준이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적 재현과 체험 중심 교육은 젊은 세대의 관심을 이끄는 유효한 도구이지만, 기술 의존이 심화될수록 전통의 맥락적 이해가 얕아질 위험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외교의 결합이 뜻하는 것
중장기적으로 ADIHEX와 유사한 행사들은 문화 외교의 수단으로서 위상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에미리티 국가들이 전통을 국제 무대에서 선보이며 소프트파워를 구축하면, 지역 브랜드화가 촉진되고 관련 산업(장비, 관광, 콘텐츠 제작)이 성장한다. 한국의 문화기관과 지방정부는 이 모델에서 국제적 연계성을 갖춘 전통교육 대중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동시에 전통의 실질적 주체인 지역 공동체가 소외되지 않도록 참여 거버넌스를 설계하는 일이 선결 과제다. ADIHEX는 그 성취와 과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현재진행형 실험이다.
교육·문화 관련 법률·윤리 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교육·진로·문화 향유 의사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ADIHEX와 관련된 전시물·프로그램·기관의 운영과 관련해서는 저작권법,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 법령과 현지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행사에서 소개된 전통 기술의 상업적 활용이나 연구·교육용 재현은 권리 관계가 복잡할 수 있어 전문가 자문과 정식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FAQ
Q. 일반 시민이나 교육기관은 ADIHEX의 사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A. ADIHEX 사례는 전통을 교육 콘텐츠로 전환하는 실질적 방법론을 제공한다. 교육기관은 체험형·몰입형 프로그램을 설계해 학생들의 문화적 이해를 심화할 수 있으며, 특히 디지털 재현 기술을 병행하면 비용 부담 없이 다양한 연령층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전통 지식의 소유권과 저작권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고, 지역 공동체 및 전문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커리큘럼과 연계하는 구조를 갖출 때 교육적 지속성이 확보된다.
Q. 한국의 전통문화 보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ADIHEX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A. ADIHEX는 국가 차원의 자원 배분과 국제 플랫폼 구축을 통해 전통을 산업화·교육화하는 규모와 속도를 보여준다. 한국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문화기관의 협업 모델을 통해 지역 기반 전통을 보존해왔으나, 이를 국제 무대와 연결하는 전략적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ADIHEX의 사례에서 배울 핵심은 전통 행사를 외교 자원으로 격상시키는 방식과, 왕실·정부의 공개 지지를 통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때 지역 공동체의 권리를 보장하는 거버넌스 설계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ADIHEX의 과제에서 역으로 확인된다.
Q. 지속가능성 우려가 있는 수렵·야외 활동을 교육적 자원으로 삼을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A. 생태계 영향 평가와 관련 법규 준수가 기본 전제다. 교육적 재현은 실제 행위의 생태적 위험을 줄이는 방향, 즉 시뮬레이션·전문가 시연·보호구역 한정 체험 등으로 설계해야 한다. 야생동물 관리가 수반되는 팔콘리 같은 분야는 수의사·생태 전문가의 감독과 과학적 관리 계획이 필수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주민의 생계와 생태 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정책 장치, 예컨대 쿼터제·보호구역 지정·수익 공유 모델 등이 함께 마련될 때 지속가능한 전통 교육이 가능하다.
※ 이 기사는 Gulf News와 Gulf Today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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