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발전소에서는 무슨 석탄을 태웠나

발전소에 들어간 것은 ‘석탄’이었지만, 주민들이 마신 것은 무엇이었나

지난 기사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병은 정말 우연이었을까?”

이번에는 그 질문을 한 단계 앞으로 가져간다.

 

그렇다면 그 당시 발전소에서는 도대체 어떤 석탄을 태웠던 것일까?

 

발전소는 석탄을 태워 전기를 만든다. 석탄의 품질은 단순히 발전소의 원가 문제가 있다.

열량과 수분,회분,황 등의 품질 특성은 연료비와 발전효율뿐 아니라 연소 및 배출관리와도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서부발전은 현재 태안발전본부에서 여러 호기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태안발전본부의 주요 발전기는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가 보자, 그 유연탄은 정말 계약서에 적힌 품질 그대로 발전소에 들어왔을까?

석탄에는 ‘성적표’가 있다.

 

수입 유연탄은 아무 석탄이나 발전소에 넣는 것이 아니다.

 

계약서에는 품질기준이 있고, 발전사는 공급받은 석탄이 계약조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발전5사는 석탄 납품 과정에서 국제 공인검정기관을 활용하고, 발전소 자체 검사시설을 통해 

품질을 확인하며, 대표샘플을 이용해 품질분쟁에도 대비하도록 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석탄에는 일종의‘성적표’가 붙어있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그 성적표를 누가 만들고, 누가 채취하고, 누가 확인했는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 아니었나‘

자료에 따르면 서부발전에서는 국제 공인검정기관이 관리해야 할 광산석탄 대표샘플과 석탄성적서를 조작해 제출 했다는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그리고 공급업체가 대표샘플과 석탄열량 등 성적서를 조작해 제출했다는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질문은 간단하다.

 

검사를 받는 사람이 검사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전달했다면, 그 검사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품질검수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독립성이다.

공급자가 자신의 석탄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결정하는 구조라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문제는 반드시 원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더 놀라운 것은 ‘품질기준’이다

확보된 자료에는 발전5사의 유연탄 품질기준과 관련해 또 하나의 중요한 내용이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발전5사가 작성한 ‘발전5사 유연탄 심판분석 기준 합의서’에서 아역청탄의 열량 허용기준 등이 변경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있다. 해당 자료는 열량 허용기준과 황·회분 허용오차가 변경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이 자료의 주장이 곧바로 ‘불법 기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기준이 어떤 절차로 변경됐는지, 당시 계약서에는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지, 국제입찰서에는 무엇이 명시됐는지, 각 발전사가 실제로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를 원본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이번 취재의 핵심이다.

 

계약서에는 100인데, 실제 적용은 달랐나?

 

확보된 자료에는 또 하나의 의문이 제시돼 있다.

발전5사가 국제입찰 과정에서는 100kcal/kg의 허용기준을 제시해 왔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입찰서의 기준과 실제 석탄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같았는가?

 

만약 달랐다면, 왜 달랐는가? 누가 변경했는가? 어떤 근거로 변경했는가?

그 기준은 모든 공급업체에 동일하게 적용됐는가?

그리고 기준이 달라짐으로써 실제 지급한 연료대금에는 어떤 차이가 발생했는가?

이것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돈의 문제이자 공기업의 관리 문제다.

 

더 중요한 질문 – 그래서 실제로 무엇을 태웠나?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가 확인해야 할 자료는 명확하다. 

① 광산별 석탄 구매내역 : 어느 나라 어느 광산에서 얼마나 구매했는가.

② 선적항 품질성적서 : 배에 실을 당시 석탄의 품질은 무엇이었는가.

③ 도착항 품질성적서 : 발전소에 도착했을 때 실제 품질은 무엇이었는가.

④ 대표샘플: 공급업체가 제출한 샘플과 발전사가 보관한 샘플은 동일했는가.

⑤ 심판샘플: 품질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최종 판단에 사용된 샘플은 무엇이었는가.

⑥ 발전소 자체 분석자료: 발전소 혼소·연료부서가 실제로 분석한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⑦ 혼탄기록: 서로 다른 석탄을 섞었다면 어떤 석탄을 어떤 비율로 혼합했는가.

⑧ 실제 연소량: 문제의 석탄이 발전소에서 실제 얼마만큼 사용됐는가. 

 종이에 적힌 석탄과 불길 속의 석탄은  같았는가

작성 2026.08.28 20:11 수정 2026.08.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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