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정 장비 기업 에이치쓰리테크(H3-Tech)가 제조 하드웨어 사업을 통해 초기 시장에 진입한 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화학공정 최적화 시스템으로 기술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에이치쓰리테크가 최근 마련한 투자제안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6년 6월 법인을 설립한 뒤 인천 검단 지역에 제조공장을 구축하고 내화학성 부품과 맞춤형 화학공정 장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도 PVC·PP 내화학 설비를 설계하고 제작해 현장 시공까지 연결하는 사업구조가 소개돼 있다.

회사가 택한 초기 전략은 실제 제조 수요가 존재하는 하드웨어 시장부터 진입하는 방식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표면처리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제조 현장에 필요한 부품이나 연구개발(R&D)용 맞춤형 장비를 공급하면서 고객과 현장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소프트웨어·AI 기술 개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쓰리테크는 현장마다 사용하는 약품과 온도, 유량, 설치 공간 등이 다른 만큼 화학공정 장비는 개별 조건을 반영한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PP·PVC를 비롯해 PVDF, PTFE 등 내화학성 소재를 적용하고 설계와 가공, 용접, 조립, 제어 등을 하나의 제작 과정으로 연결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상담을 시작으로 현장 실측과 설계, CNC 가공, 제작·용접, 현장 설치,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6단계 작업 방식을 안내하고 있다. 반도체와 화학, 배터리 분야를 주요 적용 산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026년 6월 775만원, 7월 1585만원의 매출을 올려 7월 31일까지 누적 매출 236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거래처는 8곳으로 집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수치는 에이치쓰리테크가 자체 집계해 투자제안서에도 제시한 실적이다.
회사는 예비창업 단계에서 제조업 기반을 먼저 갖추는 전략도 택했다. 투자제안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된 뒤 6월 법인을 설립했고, 7월에는 공장 구축과 공장등록을 마쳤다. 8월에는 특허 1건을 출원하고 화학공정 최적화 AX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절차도 추진했다. 예비창업패키지는 기술창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 사업이다. 2026년에는 시제품 제작과 지식재산권 출원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사업화 자금과 창업 프로그램 등이 지원된다.
에이치쓰리테크가 다음 단계로 제시한 분야는 화학공정 AX다. 단순히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회사가 직접 다루는 장비의 제어 데이터와 공정 결과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가 제시한 구상은 숙련된 공정기술자가 설정한 온도·유량·압력·시간 등의 기준값에서 시작한다. 장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펌프와 밸브, 히터 등의 구동부를 제어한 뒤 AI 비전으로 공정 전후 결과를 분석하는 구조다. 분석 결과를 다시 공정조건에 반영해 적정 조건을 찾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단계별 개발 일정도 마련했다.
초기 6개월에는 연구전담부서와 기업 인증 등 개발 기반을 갖추고 기술이전, 연구인력 확보, 공정 데이터 수집·제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Python 기반 데이터 수집과 센서 I/O, PLC·구동부 통신 연동, 엣지 컴퓨팅 환경 구축 등이 이 단계에 포함된다. 12개월 단계에서는 AI 비전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공정 이미지를 확보해 데이터셋을 만들고, 비전 인식 모델을 활용해 공정 전후의 상태와 결과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이 목표다.
18개월 단계에서는 공정조건 조정과 장비 제어를 연결하는 폐쇄형 피드백(Closed-loop Feedback) 구조를 고도화하고, 누적된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조건을 탐색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검증 결과에 따라 기존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와 AI를 더한 통합 솔루션으로 사업화를 검토한다.
다만 현재 에이치쓰리테크의 주력 사업은 AI 시스템이 아니라 내화학성 부품과 화학공정 장비 제조다. AX 시스템은 투자제안서에 제시된 향후 연구개발 단계인 만큼 실제 성능과 사업성은 기술개발과 현장 실증을 거쳐 확인해야 한다. 회사는 제조사업을 기술개발과 분리하지 않고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맞춤형 장비와 부품 판매로 확보한 수익 일부를 연구개발에 다시 투입하고, 향후 정부 R&D와 실증(PoC),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등을 활용해 기술 검증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비를 먼저 만들고 이후 데이터를 수집하는 점이 사업 전략의 핵심이다. 소프트웨어만을 별도로 개발하기보다 장비 설계와 제작, 제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AI 개발에 활용하는 구조다.
에이치쓰리테크는 현재 제조 기반을 활용한 시장 진입과 향후 AX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빠르게 구축한 하드웨어 사업이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이어질지,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를 소프트웨어·AI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 과정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