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이 어린이 보호구역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운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시간제 제한속도 운영 기준을 개선하고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이번 개선안은 어린이 교통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유지하면서 심야 시간대 교통 여건을 반영해 보다 합리적인 속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간제 제한속도는 평상시 시속 30km로 운영되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거나 없는 심야 시간에 한해 제한속도를 일시적으로 높여 운영하는 제도다. 그동안 대부분의 어린이 보호구역은 하루 종일 시속 30km를 적용해 왔으나 심야 시간에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경찰청은 2023년 시범 운영을 시작했지만 2026년 4월 기준 전국 1만5,856개 어린이 보호구역 가운데 실제 운영 중인 곳은 84곳으로 전체의 약 0.5%에 그쳤다.
경찰청은 제도 확대가 더뎠던 원인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담과 까다로운 적용 기준을 꼽았다. 이에 최근 교통사고 통계와 운영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전문가 연구, 관계기관 협의,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새로운 운영 기준을 마련했다.
최근 통계는 제도 개선의 근거를 뒷받침했다. 최근 5년 동안 심야 시간인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또한 기존 시간제 제한속도 운영 지역을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약 23.6% 감소했고 사망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안전 수준 역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으로 평가됐다.
새 기준은 적용 대상을 기존 편도 2차로 이상 도로에서 편도 1차로 이상 도로까지 확대했다. 다만 보·차 분리시설과 방호울타리, 횡단보도와 신호기, 무인과속단속장비 등 필수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어야 하며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2건 미만이어야 한다는 기존 안전 기준은 유지된다. 운영 시간 역시 기본적으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설정하고 지역 교통 여건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또는 오전 7시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은 모든 어린이 보호구역에 일괄 적용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현장 조사 결과 개선된 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전국 어린이 보호구역의 약 3분의 1 수준인 6천 곳 정도로 추산됐다. 연말까지 약 160개소에서 우선 운영을 시작한 뒤 운영 성과와 지역 여건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은 제도 확대 과정에서도 어린이 교통안전 확보를 최우선 원칙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심야 시간 외에는 기존 수준의 안전관리를 이어가고 제도 시행 이후에도 교통사고 추이와 운영 효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어린이 보호구역의 안전 수준을 유지하면서 심야 시간 교통 환경을 반영해 시간제 제한속도를 보다 폭넓게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전시설과 사고 이력을 충족하는 구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교통안전과 국민 편의를 함께 확보한다는 것이 경찰청의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