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폐기 과정에서 대부분 고철로 처리되던 폐가전 속 희토류가 국내 산업에 다시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원료로 재탄생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폐에어컨과 폐냉장고의 냉매압축기에 포함된 희토 영구자석을 분리·회수하는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핵심광물의 국내 순환공급망 구축과 자원안보 강화에 나선다. 이번 사업은 LG전자와 이순환거버넌스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 모델로 추진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수도권자원순환센터에서 진행되는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장 점검을 통해 폐가전에서 희토류가 포함된 영구자석을 회수하는 과정을 확인하고 향후 재활용 체계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폐기물 처리 중심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순환경제 체계로 전환하는 첫 단계라는 의미를 갖는다.
폐에어컨과 폐냉장고의 냉매압축기 내부 로터에는 약 120g의 희토 영구자석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자력이 매우 강해 수작업으로 분리하기 어려웠고 그동안은 구리를 선별한 이후 남은 로터와 함께 고철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희토류를 별도로 회수하거나 재활용하는 데에는 기술적·경제적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시범사업에서는 참여기관 간 역할을 분담해 회수 효율을 높인다. 이순환거버넌스는 폐에어컨과 폐냉장고에서 냉매압축기와 로터를 분리하고 수거 체계를 운영한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탈자·분리 설비를 활용해 로터에서 희토 영구자석을 분리하는 실증을 수행하며 회수된 자석은 새로운 영구자석 제조를 위한 원료화 기술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약 4만 대의 폐에어컨과 폐냉장고에서 약 1,600kg의 희토 영구자석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재활용 기준을 개선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영구자석 회수 체계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연간 약 300만 대의 폐가전에 동일한 방식을 적용할 경우 최대 120톤 규모의 폐영구자석 회수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범사업은 2026년 8월부터 2027년 8월까지 약 1년간 추진된다. 사업의 목표는 단순한 자원 회수를 넘어 희토류의 순환이용 기술을 고도화하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와 연계할 수 있는 운영 모델을 마련하는 데 있다. 참여기관들은 회수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관리, 장비 검증, 원료화 연구개발을 함께 수행하며 지속 가능한 핵심광물 순환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폐자원 속 희토류를 국내 산업에 다시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회수와 재활용 시스템을 확대하고 관련 기술개발과 제도 개선을 병행해 핵심광물의 국내 공급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회수해 국내 산업 원료로 재활용하는 첫 본격적인 민관 협력 사업이다. 자원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순환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순환경제 활성화와 재활용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폐가전은 더 이상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뒷받침할 핵심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희토류 재활용 기술의 실증을 넘어 자원안보와 순환경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