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방위산업이 완제품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협력 기반의 현지 생산 체계로 전환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현지 시마(SIMA)조선소에서 페루 해군용 신형 다목적 상륙지원함 1호선인 '침보테함'의 진수식을 개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을 비롯해 라파엘 벨라운데 국방장관, 페데리코 하비에르 브라보 데 루에다 해군총사령관 등 현지 최고위급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종욱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와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해 양국 간 안보 및 산업 협력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침보테함은 HD현대중공업이 페루 측과 합작하여 건조 중인 상륙지원함 2척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4년 4월 호위함과 원해경비함, 상륙지원함 등 총 4척에 달하는 함정 사업을 수주한 뒤 상륙지원함의 동시 제작에 착수했다. 함께 주문받은 2호선 '탈라라함' 역시 최근 지상 건조 작업을 차질 없이 마친 상태다.
침보테함과 탈라라함은 페루의 주요 항구도시명을 부여받은 다목적 함정이다. 병력 및 화물 수송은 물론 군수물자 지원, 자연재해 발생 시 긴급 구호 활동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방산 협력을 두고 K-함정 해외 진출의 패러다임을 바꾼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함정을 건조해 완제품으로 넘기던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이전과 현지 공동 제작을 결합한 엔지니어링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은 기본 설계와 전반적인 기술지원을 담당하고, 페루 시마조선소는 자체 시설을 활용해 모듈 제작과 조립, 의장 작업, 시운전 등을 수행했다. 최근 방산 도입국들이 자국 내 생산 강화를 요구하는 추세여서 이 같은 방식은 향후 추가 수주전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부처와 민간 기업의 유기적인 공조도 결실을 보았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페루 당국과의 교섭을 측면 지원했고, 현지 주재 한국대사관과 코트라(KOTRA)가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계약 이행을 도왔다.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단순한 군함 한 척의 도입을 넘어 국가의 미래 산업 역량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협업이 지역 고용 창출과 인적자원 개발, 관련 공급망 확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팀코리아의 결집된 역량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방산 시장의 영토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의 1500톤급 차세대 잠수함에 대한 기본설계도 맡아 진행 중이며, 향후 선도함 건조 착수를 위해 현지 정부와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