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이야기] 미 금리 급등에도 원·달러 1400원선 하향 돌파, 주식시장 급락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 약세 공존 현상

코스피 급락과 외국인 연기금의 대규모 매도

지정학 리스크와 채권 금리 상승, AI 산업 영향

8월19일(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4.1원 하락한 1397.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2일(1399.5원) 이후 10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장중에는 1396.0원까지 내려가는 등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원화 강세는 반도체 기업과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도세가 확산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매도하면서 원화 매수세를 견인했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미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면서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 약세 공존 현상

통상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강세와 함께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번 금리 상승은 ‘수익률 확대’가 아닌 ‘재정 부담 및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2026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7월까지 1조 7990억 달러를 기록, 전년 연간 적자(1조 7750억 달러)를 이미 초과했다. 이러한 적자 확대는 국채 발행 증가와 그로 인한 이자 비용 부담을 키우며 장기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 진 정진영 대표는 “금리 상승은 단순한 수익률 증가가 아니라 위험요인에 대한 보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환율은 실질 금리 격차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오르더라도 재정·물가 불안이 커지면 달러 강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지표가 돋보인다. 반면 미국 내 재정 및 물가 위험, 일본의 재정 부담, 중국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환경으로 작용했다.

 

 

[사진: 금리에 눌린 주식 시장 이미지, 챗gpt 생성]

코스피 급락과 외국인 연기금의 대규모 매도

한편, 미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여파로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5.8% 급락한 6471.17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6,400선 아래로 내려갔으나 개인 투자자의 반발 매수로 간신히 6,400선을 유지했다.

 

이날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5% 이상 떨어지는 상황이 1분간 지속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1일 중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올해 48번째로, 하락 국면에서 프로그램 매도 주문을 일시 정지하는 시장 안정화 장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동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3조 5,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 3,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4조 6,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대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 9% 가량 떨어졌고, SK스퀘어도 11% 이상 급락했다. 현대차, 삼성전기, KB금융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소폭 상승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지정학 리스크와 채권 금리 상승, AI 산업 영향

이번 증시 급락은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국채 금리 급등이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결과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협정 연장 실패로 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30년 만기 금리가 5.33%까지 치솟아 19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 지출 부담이 가중되고, 오픈AI의 수익성 개선 지연 우려가 부각되면서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AI 필수 부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AI 산업 호황에 힘입어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 업종은 차익 실현 압력과 경기 우려가 겹치며 하락 중심에 섰다.

 

KB증권 추현식 대전지점장은 “외국인 투자가가 순매도로 전환하는 가운데 기관 수급 이탈이 겹치면서 전반적인 시장 약세가 심화됐다”며 “특히 반도체 업종에서 되돌림 매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작성 2026.08.19 21:37 수정 2026.08.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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