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성시협회, 아하시 3기 성료

아하시인 11명 8주간 창작 수업…윤보영 시인 직접 지도

1·2기 시집 출간 이어 3기 아하시집 3호도 발간 예정

8월 마지막 주 5·6기 시작…“아하시인 지속 배출할 것”

온라인으로 아하시 수업을 듣고 있는 아하시인들의 8회차 수업장면. 사진=한국감성시협회 제공

 

한국감성시협회(이사장 윤보영, 회장 전준석)가 지난 6월 23일부터 8월 11일까지 8회에 걸쳐 진행한 ‘아하시 3기’ 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과정에는 11명의 시인이 참여해 매회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일상에서 시의 소재를 발견하고 짧은 문장 속에 자신만의 반전과 감성을 담아내는 창작 공부를 이어왔다. ‘커피시인’으로 잘 알려진 윤보영 시인이 직접 참여해 작품을 지도하고 특강을 진행했다.

 

‘아하시’는 거창한 사건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소소한 불편함과 실수, 가족과의 대화, 웃음이 나는 순간, 마음에 남은 작은 행복을 짧은 시로 옮겨 마지막에 ‘아하’ 하는 발견을 만들어내는 시다.

 

한국감성시협회의 아하시 공부는 지난 2월 1기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일상에서 무엇을 시로 써야 할지 고민하던 참여자들도 과정이 이어지면서 가족의 말 한마디와 식탁 위 풍경,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장면에서도 자연스럽게 시의 소재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1기부터 꾸준히 아하시 공부를 이어온 최재화 시인은 그 변화가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처음에는 특별한 일이 있어야 시를 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하시를 배우면서 평범한 하루를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됐다”며 “불편했던 일도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웃음이 되고 시가 된다. 1기부터 계속 쓰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1기부터 공부를 이어온 김성철 시인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생활의 변화도 생겼다. 아하시 공부를 시작한 뒤 저녁 술자리가 자연스럽게 줄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김 시인은 “예전보다 술 약속이 많이 없어졌다. 그 시간에 집에 있으니 가족들이 제일 좋아한다”며 “가족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면서 집안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 이제는 일상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것도 아하시가 되겠는데’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웃었다.

 

제주에서는 김성철 시인을 비롯해 현경희·진민정 시인 등 3명이 아하시 공부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은 떨어져 있지만 온라인 수업을 통해 작품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제주 일상도 한 편의 아하시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 3기 과정에서는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창작을 놓지 않은 시인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류시연 시인과 정춘미 시인은 병상에 있으면서도 수업에 참여하고 자신이 쓴 작품을 빠짐없이 제출하며 시 공부를 이어갔다.

 

류시연 시인은 “병원에 있으면 하루가 길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시를 쓰는 동안에는 주변의 작은 것들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됐다”며 “한 편을 완성해서 제출하는 일이 나 자신과 한 작은 약속처럼 느껴졌다. 몸이 있는 곳과 관계없이 시는 계속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정춘미 시인도 “몸은 병상에 있었지만 시를 쓰는 시간만큼은 함께 공부하는 교실에 있는 것 같았다”며 “불편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그 안에서 웃을 일을 찾고 몇 줄의 시로 바꾸다 보면 마음이 달라졌다. 아하시를 쓰는 시간이 내게는 또 다른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오늘도 아하!, 내일도 아하! 시집. 사진=A!생성 

 

아하시 공부는 수업으로 끝나지 않고 출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기 과정을 수료한 시인들의 작품은 아하시집 1호에 담겼으며, 2기 수료 시인들의 작품을 모은 아하시집 2호 『내일도 아하!』도 출간됐다.

 

협회는 이번 3기 과정을 마친 시인들의 작품 역시 한 권으로 엮어 아하시집 3호로 발간할 예정이다. 수업에서 한 편씩 다듬어 온 작품들이 개인의 과제를 넘어 한 기수의 기록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윤보영 시인은 무엇보다 1기부터 꾸준하게 작품을 써온 시인들의 성장을 높게 평가했다. 윤 시인은 “처음에는 소재를 찾는 것부터 어려워했던 분들이 이제는 가족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나 생활 속 작은 실수도 놓치지 않고 자기만의 작품으로 만들어낸다”며 “설명을 많이 하던 작품에서도 불필요한 말을 덜어내고 마지막 한두 줄에서 자신만의 발견을 보여주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시를 몇 편 더 쓰게 됐다는 것보다 일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1기부터 함께한 시인들의 작품을 보면 이제 각자의 목소리와 개성이 분명하게 보인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쓰고 있다는 점이 가장 반갑다”고 평가했다.

 

한국감성시협회는 아하시 창작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오는 8월 마지막 주부터 아하시 5기와 6기 과정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단순히 짧은 시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머물지 않고 일상 속에서 소재를 발견하는 힘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창작 습관을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전준석 한국감성시협회 회장은 “처음에는 ‘내 이야기가 시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했던 분들이 이제는 일상에서 먼저 시를 발견하고 있다”며 “아하시를 통해 시가 특정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1기부터 시작된 아하시인들이 기수를 거듭하며 성장하고 있고 시집 출간으로 자신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아하시 교육 과정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생활 속에서 시를 발견하고 쓰는 아하시인을 꾸준히 배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시작된 작은 시 공부는 어느덧 여러 기수의 시인과 세 권의 아하시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했던 하루를 다시 바라보는 눈이 됐고, 누군가에게는 술 약속 대신 가족과 마주 앉는 저녁을 만들었으며, 병상에 있는 시인에게는 하루를 견디며 시 한 편을 완성하는 시간이 됐다.

 

아하시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이제 특별한 사건이 있어야만 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 있었던 작은 실수 하나, 가족이 건넨 말 한마디, 조금 불편했던 순간도 다시 바라보면 한 편의 시가 된다. 아하시인들의 다음 작품이 이미 오늘의 일상에서 시작되고 있는 이유다.

작성 2026.08.12 21:36 수정 2026.09.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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