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호르무즈 협상 다시 난항…국제유가 5% 급등

상호 ‘피해 배상’ 요구하며 협상 긴장 고조…해협 정상화 지연 땐 한국·중국 등 아시아 경제 부담 확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사진=Andrew Waters/U.S. Navy·Public Domain]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협상이 상호 피해 배상 문제로 다시 난항에 빠지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자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약 5% 뛰었고, 미국 증시도 약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이란이 중동 지역의 전쟁과 공격으로 발생한 인명 피해에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하고 대이란 제재와 군사적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는 이란 측 요구에 맞선 것이다.

이란은 최근 오만과 호르무즈해협에 새로운 선박 통항로를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제재 해제와 피해 배상 등 자국의 조건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해협을 전면적으로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 배상을 요구하면서 통항 정상화를 위한 실무 협상도 정치·군사 문제와 복잡하게 얽히게 됐다. 

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약해지자 원유 가격은 즉각 반응했다. 10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약 5% 상승한 배럴당 82.13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87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에너지 가격 재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각국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요 주가지수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호르무즈해협은 중동 산유국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송 요충지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중동전쟁으로 해협 통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이 영향을 받았다. 이는 세계 하루 석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로 향한다는 점에서 한국·중국·일본 등 에너지 수입국의 부담이 크다.

중국도 호르무즈 사태의 여파로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7월 원유 수입량은 하루 841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감소했다. 6월에는 하루 712만 배럴까지 떨어져 약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이 대규모 전략비축유를 활용해 충격에 대응하고 있지만, 해협 정상화가 지연되면 제조업과 물류·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유국들이 우회 수송로와 증산을 통해 공급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항 회복이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장기화할 경우 고유가와 물가 상승,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세계경제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국제시장의 시선은 양측이 배상과 제재 문제를 분리하고 해협 재개방에 우선 합의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8.11 09:04 수정 2026.08.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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