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미루는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주겠다”, “집이 팔려야 돈이 나온다”며 반환을 미루는 사이 세입자의 이사 계획과 새집 계약까지 차질을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전세금반환소송을 통해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9일 “전세금반환소송은 단순히 판결문을 받는 절차가 아니라 강제집행과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회수까지 이어지는 보증금 반환의 출발점”이라며 “임대인이 계속 반환을 미루는 상황이라면 법적 절차를 통해 집행권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금반환소송에서 승소해 판결이 확정되면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나 예금 등 재산에 대한 압류·추심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임대인의 재산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에는 재산명시나 재산조회 등 후속 절차도 검토할 수 있다.
지연손해금도 임대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하는 등 반환 의무를 이행한 상태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소장 부본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이후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연 12%의 이율이 적용될 수 있다.
보증금 3억원을 기준으로 연 12%를 단순 계산하면 1년에 3600만원에 이른다. 다만 임대인이 채무의 존재나 범위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법원이 인정하는 기간에는 적용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 사안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소송에 앞서 임차인이 반드시 챙겨야 할 절차도 있다.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 이사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이사로 기존 주택의 점유와 주민등록 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계약 종료 의사 역시 미리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묵시적 갱신을 피하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정해진 기간 안에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 등 증거가 남는 방법으로 갱신 거절 의사를 통보해 두는 것이 좋다.
엄 변호사는 “전세금반환소송의 실질적인 힘은 판결 자체보다 강제집행과 지연손해금이라는 후속 수단에 있다”며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이사가 불가피하다면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친 뒤 반환소송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