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은 가장 일상적인 소비재다. 그러나 그 유통 구조는 여전히 특정 지역과 방식에 집중돼 있다. 특히 양말 도매 시장은 서울 남부권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경기 북부 상인들은 오랜 시간 물류·이동·시간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일산·파주 지역에서 공장직영 양말도매처 ‘우리삭스’를 운영하는 김한솔 대표는 이러한 구조적 불편을 현장에서 체감한 인물이다.
우리삭스 김한솔 대표의 출발점은 도매가 아닌 노점이었다. 길거리에서 직접 양말을 판매하며 소비자 반응과 판매 흐름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양말이 실제로 팔리는지”를 몸으로 익혔다. 그는 “가격보다 촉감, 두께, 내구성이 구매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한다. 이 경험은 이후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됐다.
문제는 유통 구조였다. 노점 판매를 위해 물건을 사입하려면 서울 남부 도매시장으로 이동해야 했고, 왕복 100km가 넘는 이동은 일상이었다. 도착했을 때 인기 상품이 이미 소진된 경우도 잦았다. 김 대표는 이를 단순한 개인의 불편이 아니라, 지역 상인 전반이 겪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했다. 그는 “상인이 장사를 하기 위해 장사 외적인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사업 모델로 이어졌다. 우리삭스 김한솔 대표가 선택한 해법은 공장직영 도매였다.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고, 전국 각지의 양말 공장과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했다. 공장과의 직접 협업은 초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거래를 하나씩 쌓으며 신뢰를 만들어갔다.
현재 우리삭스는 일산·파주 지역에서 보기 드문 공장직영 양말도매처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길거리 노점상, 소규모 매장, 샵인샵 운영자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트렌드보다 회전율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도매는 보여주기보다 실제로 팔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검증된 기본 제품 위주의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저가 양말 유통이 확대되고 있지만, 그에 따른 한계도 분명하다. 사진과 설명만으로 구매하다 보니 촉감이나 내구성에 대한 불만이 반복된다. 반면 우리삭스는 직접 만져보고 확인한 뒤 사입할 수 있어 거래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산 양말 중심의 구성 역시 재구매율 상승과 클레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우리삭스 김한솔 대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도매 운영 현장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물건을 정리하고 상인을 맞이하는 일상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이는 화려한 성공담 대신, 소규모 도매 유통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우리삭스 사례가 지역 기반 유통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다고 본다. 대형 플랫폼 중심의 유통 환경 속에서도,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도매 구조는 충분한 생존 가능성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우리삭스 김한솔 대표의 목표는 분명하다. 빠른 확장이 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도매처다.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며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지키는 것. 그의 선택은 거창하지 않지만, 지역 유통의 방향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