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단 현장의 걸작 나는 이렇게 들었다가 다시 한번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이 작품은 2022년도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 경연에서 단체금상을 비롯해 연기상 김헌근, 연출상 고능석까지 무려 3관왕을 거머쥐며 예술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미 지역 예선인 경남연극제에서는 단체대상, 연기대상 최동석, 연출상, 무대예술상 황지선, 관객작품심사대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바 있다. 이러한 역대급 성과를 기록한 작품이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간 예술중심 현장아트홀에서 총 6차례 무대에 오른다. 평일 수~금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와 7시 30분, 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이 진행된다.
조선 시대 전기수, 현대를 비추는 이야기의 거울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는 조선 후기부터 1960년대까지 존재했던 직업인 전기수의 콘셉트를 차용했다. 전기수는 대중 앞에서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며 당대 사회의 흐름과 정서를 공유했던, 일종의 전문 내레이터이자 대중 매개자였다. 이 작품은 가상의 전기수 흥삼과 그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리울골 사람들을 주축으로 서사를 전개한다.

작품은 전통적인 해학과 풍자가 돋보이는 마당극의 형식을 빌려와 독특하고 흥미로운 무대 구조를 구축했다.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는 다층적인 구성은, 단순한 희곡 감상을 넘어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극이 다루는 핵심 주제는 바로 이야기의 가치와 소통의 본질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허위 정보, 즉 가짜뉴스의 범람과 심각한 소통 불능 상태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와 불균형, 그리고 차별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극단 현장은 이러한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이야기가 본래 가지고 있던 순수한 가치와 공동체적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관객들은 전기수 흥삼의 목소리를 통해, 어떤 이야기가 진실이고 어떤 이야기가 세상을 병들게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전문 배우와 시민 극단이 빚어낸 역동적 앙상블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는 출연진의 뛰어난 앙상블에서 정점을 찍는다. (사)극단현장의 숙련된 전문 배우들과 함께, 시민극단 '이중생활' 소속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더욱 풍성하고 역동적인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이들의 협력은 연극이 추구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무대 위에서 실현하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전문성과 생활 연기의 조화는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관객들이 더욱 깊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조화로운 무대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이번 공연은 2025년도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의 일환으로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특히 경남메세나 협회와 (주)참신한 건설의 적극적인 후원이 공연의 안정적인 진행을 뒷받침했다. (사)극단현장이 주최하고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기업의 문화 예술 후원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대중이 수준 높은 연극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공연의 예매는 현재 진행 중이며, 관람 가능 연령은 10세 이상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예매는 네이버 예매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가능하다.
극단 현장의 ‘나는 이렇게 들었다’는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소통 방향을 제시하는 시의적절하고 탁월한 작품이다. 2022년 연극제의 영광을 재현하는 이번 무대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흔치 않은 기회이다. 가짜 이야기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울림을 선사할 이 공연은 문화 예술 애호가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깊은 인상과 성찰을 남길 것이다.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현장아트홀에서 펼쳐지는 단 6회의 특별한 이야기에 빠져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