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유언장'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불길하고 거북한 금기의 영역으로 여겨지곤 한다. 병상에 누워 임종을 앞둔 순간이나 비극적인 사고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멀쩡히 살아있는 내가 왜 벌써 유언장을 써?"라며 손사래를 치거나,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라며 재수 없게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삶이 완전히 180도 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미리 쓰는 유언장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슬픈 준비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지나온 날들의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내고, 남아있는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가장 뜨겁고 적극적인 생의 선언이다.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거울 앞에 자신의 삶을 가만히 비추어볼 때, 비로소 무엇이 참으로 소중하고 무엇이 헛된 집착이었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막연했던 내일의 불안에서 벗어나 오늘이라는 현재를 축제로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열쇠가 바로 이 유언장 한 장에 숨겨져 있다.
삶의 마지막 장을 미리 읽는 지혜?!! 종이 한 장의 각성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삶의 마지막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마치 자신만큼은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 하루를 무의미한 쳇바퀴 속에 내던지며 살아가곤 한다. 사소한 이익에 목을 매고, 타인과의 부질없는 비교에 피를 말리며, 정작 가슴 뛰는 꿈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은 뒤로 미루기 일쑤다.
하지만 하얀 종이 위에 내 삶의 마지막 순간을 가정하고 유언장을 써내려가는 순간, 내 삶을 둘러싼 뿌연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는 듯한 선명한 각성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오늘 세상을 떠난다면 진정으로 후회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설 때,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돈에 대한 집착이나 타인의 시선, 부질없는 명예욕은 한순간에 그 무게를 잃고 사그라든다. 그 대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과,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진짜 열망들이 수면 위로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미리 읽어봄으로써, 아직 나에게 남아있는 소중한 페이지들을 어떻게 의미 있게 채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삶의 이정표를 비로소 바로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움과 집착을 털어내는 시간?!! 진정한 용서와 관계의 정리
미리 쓰는 유언장이 가져다주는 또 하나의 위대한 기적은 바로 가슴속 깊은 곳에 쌓여 있던 미움과 집착을 깨끗하게 씻어내 준다는 점이다.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은 채 가슴을 쥐어뜯기도 하고, 가깝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가시 돋친 말을 뱉으며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내 삶의 마침표를 찍는 유언장을 쓰다 보면, 그 어떤 오해와 미움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남아있을 이들에게 남기는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그동안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미안함과 고마움의 감정들이 눈물처럼 흘러내린다. 꽁꽁 묶여 있던 가슴속 응어리가 풀리고, 타인을 향한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마음이 솟아오른다.
유언장은 가슴속 마음에 쌓인 유통기한 지난 감정들을 깨끗이 청소해 주는 가장 훌륭한 정서적 세탁기 역할을 담당한다. 나쁜 기억과 집착을 털어낸 자리에 따뜻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채워지면서, 타인과의 관계 역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깊어지게 된다.
남아있는 시간을 축제로 만드는 3단계 유언장 작성법
그렇다면 어떻게 유언장을 쓰고 내 삶을 오늘의 축제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거창한 법적 양식이나 재산 분배에 매달릴 필요는 전혀 없다.
1단계는 '감사와 사과의 글'을 적는 것이다. 내 삶을 스쳐 간 인연들, 특히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고마웠다", "미안했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이 과정만으로도 가슴 깊은 곳에서 거대한 치유의 에너지가 샘솟는 것을 느끼게 된다.
2단계는 '남겨질 자산과 장례에 대한 소박한 정리'다. 내가 떠난 뒤 남겨진 이들이 재산 문제로 다투거나 슬픔에 겨워 당황하지 않도록 내 뜻을 담담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연명 치료 거부 의사나 소박한 장례 절차에 대한 바람을 밝혀두는 것도 남겨진 이들을 향한 최고의 배려가 된다.
3단계는 '오늘부터 실천할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유언장을 쓰며 깨달은 참으로 중요한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오늘 당장 실천할 작은 행동 하나를 결정하는 것이다. 작성한 유언장은 일 년에 한 번씩 꺼내보며 리셋하는 과정을 거치면 더욱 좋다.
오늘을 가장 눈부시게 살아가는 법?!!
유언장을 미리 쓴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오늘을 가장 열정적이고 눈부시게 살아가겠다는 삶을 향한 가장 뜨거운 약속이다. 죽음을 미리 기억하고 직면한 사람만이 오늘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매 순간을 축제처럼 기쁘고 감사하게 살아낼 수 있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나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오늘이라는 귀한 선물을 헛되이 짓밟으며 살아가기엔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깝다.

오늘 밤, 조용히 불을 밝히고 종이 한 장과 펜을 꺼내 들어보자. 그리고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서서 오늘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따뜻한 유언장을 써내려가 보길 권한다. 펜 끝이 종이 위를 지나갈 때, 당신을 짓눌렀던 모든 무거운 집착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오늘을 향한 가슴 뛰는 감사와 열정이 온몸으로 피어오를 것이다. 유언장을 완성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의 남아있는 인생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매일이 기쁨과 축제로 가득 찬 눈부신 날들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