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어르신 집으로 물리·작업치료사 방문…12월부터 자립훈련 시범사업

복지부, 11월 20일까지 참여기관 공모…11월 말 지정 후 12월 초 시행 계획

침대에서 일어나기·화장실 이용·실내보행까지…실제 생활공간에서 맞춤형 훈련

장기요양 재가 수급자 중 의사가 필요성 판단…모든 고령자가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냐

방문 1회 40분 이상·월 최대 10회·연속 120일…일반 수급자 본인부담금 1만500원

 

돌봄받는 생활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생활로…지역별 서비스 접근성은 과제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화장실에 가는 일조차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가 집으로 찾아가 일상생활 동작을 훈련하는 서비스가 추진된다. 

 

병원 치료실이 아닌 실제 생활공간에서 몸을 움직이고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을 유지하거나 높이도록 돕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는 11월 2일부터 20일까지 '장기요양 재택자립훈련 시범사업'에 참여할 재택의료센터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11월 말 참여기관을 지정하고 12월 초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장기요양 재가 수급자 가운데 신체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지만 훈련을 통해 기능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가능성이 있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재택의료센터 의사가 필요성을 판단하면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가 가정을 방문해 개인별 목표에 맞춘 훈련을 제공한다.

 

기존 방문요양이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재택자립훈련은 고령자가 가능한 범위에서 스스로 일상생활 동작을 수행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고령자가 익숙한 집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와 요양, 기능훈련을 연결하려는 시도다.

 

물리치료사가 고령자의 집에서 안전하게 일어나고 이동하는 동작을 지도하며 일상생활 자립훈련을 돕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생성)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 가기까지…실제 집에서 훈련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은 '재택자립훈련(Reablement)'이다. 

 

고령자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작을 평가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단기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접근법이다.

 

예를 들어 침대에서 의자로 옮겨 앉기 어렵거나 화장실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령자가 있다면 이러한 동작을 훈련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는 먼저 신체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평가한 뒤 대상자에게 필요한 훈련을 계획한다.

 

서비스에는 옷 입고 벗기, 침대와 의자 사이 이동, 실내보행, 위생관리, 식사 등 일상생활 동작훈련이 포함된다. 관절 움직임과 유연성, 근력, 지구력, 균형능력을 높이기 위한 기초 신체기능 훈련도 제공한다.

 

집 안의 환경을 조정하는 일도 훈련의 일부다.

 

보건복지부는 화장실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경우 소변이 마려운 신호를 인지하고, 화장실로 이동해 옷을 내리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과정까지 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좌변기 위치를 조정하거나 벗기 쉬운 옷을 선택하고, 알람장치를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조정은 단순히 운동을 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서 배운 동작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다만 훈련을 받는다고 모든 대상자의 신체기능이 회복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기능 저하의 원인과 건강 상태, 인지기능, 주거환경 등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장기요양 재가 수급자가 대상…의사의 판단 필요

이번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모든 고령자에게 제공되는 보편적인 방문 재활서비스는 아니다.

 

서비스 대상은 장기요양 재가 수급자 가운데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이동하기, 화장실 이용, 실내보행, 외출 등 하나 이상의 일상생활 동작에서 기능 저하가 확인된 사람이다.

 

여기에 재택의료센터 의사가 자립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신체기능이나 인지기능이 심하게 저하돼 독립적인 일상생활 동작 수행과 훈련이 어렵고, 기능 유지나 향상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요양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상자의 기능 상태와 훈련 가능성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가 선행된다.

 

서비스는 재택의료팀의 포괄평가와 사례회의 등을 통해 대상자를 발굴하고, 신청서 접수와 등록을 거친 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시작된다.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가 초기평가와 목표 설정을 진행하고, 훈련이 끝날 때에는 목표 달성 정도를 확인하는 종결평가를 실시한다.

 

방문 1회 40분 이상…월 최대 10회, 120일까지 이용

서비스는 방문 1회당 40분 이상 제공된다. 이 시간에는 이동시간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

 

수급자 1명이 이용할 수 있는 횟수는 월 최대 10회이며, 서비스 시작일부터 연속 12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방문 1회당 장기요양 급여비용은 7만 원이다. 이용자는 본인에게 적용되는 장기요양 본인부담률에 따라 비용 일부를 부담한다.

 

일반 수급자에게 적용되는 본인부담률 15%를 기준으로 하면 1회 본인부담금은 1만500원이다. 한 달에 10회를 모두 이용하면 본인부담금은 10만5000원이 된다.

 

다만 이는 일반 수급자의 부담률을 적용한 계산이다. 본인부담금 감경이나 면제 대상자는 실제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월 10회는 이용 가능한 최대 횟수로, 모든 대상자에게 매월 10회씩 제공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방문 횟수와 훈련 내용은 대상자의 상태와 서비스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방문요양과 무엇이 다를까

방문요양과 재택자립훈련은 모두 고령자가 집에서 생활하도록 돕지만 서비스의 중심 역할은 다르다.

 

방문요양은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신체활동과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장기요양서비스다.

 

반면 재택자립훈련은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가 대상자의 기능 상태를 평가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일상생활 동작을 훈련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혼자 옷을 입기 어려운 고령자에게 방문요양은 옷을 갈아입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재택자립훈련은 고령자가 가능한 범위에서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움직임과 수행 방법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두 서비스는 서로를 대체하기보다 대상자의 필요에 따라 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업은 재택의료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의사의 판단과 지시에 따라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가 훈련을 제공하는 별도의 시범사업이다. 

일반적인 방문요양이나 모든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방문 재활서비스와 동일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해외에서도 활용되는 자립훈련…효과는 계속 검증해야

재택자립훈련은 해외에서 활용되는 '리어블먼트(Reablement)'라는 자립지원 접근법과 연결된다. 

고령자가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유지하거나 늘리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고령자의 현재 기능 상태를 평가하고, 개인별 목표를 정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자립훈련의 효과가 모든 고령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국제 의학근거 평가기관인 코크란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재택자립훈련이 일부 고령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연구 규모와 근거의 확실성에 한계가 있어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번 시범사업에서도 훈련 전후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훈련 종료 후에도 기능이 유지되는지, 낙상이나 입원 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기존 재택의료센터에 물리·작업치료사 추가 배치

이번 시범사업은 기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협력해 장기요양 수급자에게 방문진료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를 연계하는 체계다.

 

이번 공모에는 기존에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된 기관 중 전담형으로 운영되는 의원, 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소·보건지소·보건의료원 등이 참여할 수 있다. 한의원과 한의과는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참여하려면 기존 재택의료팀 외에 물리치료사 또는 작업치료사 1명 이상을 상근 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11월 20일 오후 6시까지 신청을 받고, 필수 인력과 운영 실적, 치료사 확보 여부 등을 검토해 11월 말 참여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신청은 참여를 희망하는 재택의료센터가 관할 시군구 또는 보건소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11월 20일은 고령자 개인의 서비스 신청 마감일이 아니라 시범사업 참여기관의 공모 마감일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령자와 보호자는 12월 초 참여기관이 지정되고 사업이 시작된 이후 해당 지역의 재택의료센터를 통해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 발표된 자료에는 참여기관 명단과 지역별 서비스 제공 범위가 확정돼 있지 않다.

 

'살던 집에서 맞는 노후'…돌봄에서 자립 지원으로 확대

이번 사업은 고령자가 익숙한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와 요양, 생활지원을 연결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3월부터 소규모 기관을 대상으로 선행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서비스 대상과 제공 내용, 급여기준 등을 포함한 사업모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이러한 선행사업을 바탕으로 재택자립훈련 제공체계를 확대하기 위한 단계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고령자가 단순히 집에서 돌봄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가능한 범위에서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 이용에는 지역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기존 재택의료센터 가운데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기관에서만 제공된다.

 

재택의료센터가 있더라도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참여하기 어렵다. 의료기관이 적거나 전문인력 확보가 어려운 농촌지역에서는 서비스 접근성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시범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는 참여기관 수뿐 아니라 지역별 분포, 실제 이용자 수, 방문 가능 거리, 전문인력 확보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고령자가 집에서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히 의료기관 방문 횟수를 줄이는 일이 아니다. 

 

침대에서 일어나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식사를 하는 일상적인 활동을 가능한 범위에서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재택자립훈련 시범사업은 이러한 기능을 기존 재택의료와 장기요양 체계에 연결하려는 시도다. 

 

앞으로 실제 이용자의 기능 변화와 생활 만족도, 지역별 서비스 접근성 등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작성 2026.11.02 12:15 수정 2026.11.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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