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직접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징계를 받습니까?”
“부하 직원이 한 일인데 팀장도 책임을 져야 하나요?”
“퇴직하기 전에 발생한 일이면 퇴직 후에는 징계를 받지 않나요?”
감사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들이다.
징계에 관한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공무원이‘징계사유’와‘징계대상자’의 범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징계는 단순히 잘못한 사람을 찾아 처벌하는 제도가 아니다. 공무원에게 부과된 법적·직무상 의무와 공직자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행위와 책임의 정도를 따져 이루어지는 제도다.
그렇다면 지방공무원은 어떤 경우에 징계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1. 징계의 출발점은 ‘공무원의 신분’이다
「지방공무원법」 제69조는 징계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이 ① 지방공무원법 또는 그에 따른 명령이나 조례·규칙을 위반한 경우,
②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경우,
③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징계의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 법령을 위반하면 징계대상이 될 수 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경우가 법령 위반이다.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법령을 위반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규칙 또는 그에 따른 명령을 위반했다면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법령 위반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동일한 수준의 징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행위의 고의성이나 과실 여부, 업무의 성격, 위반 정도, 결과의 중대성, 개인의 역할과 책임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징계양정이 이루어진다.
3. 직접적인 법령 위반이 없어도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지방공무원법이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는 직무상의 의무 위반 또는 직무태만도 포함되어 있다.
공무원이 업무를 처리하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거나, 필요한 확인·검토를 소홀히 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를 지연하는 경우 등이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무원에게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4. 공무원의 ‘품위유지’도 징계의 기준이 된다
지방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행위만 조심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법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역시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무원의 사적인 행위가 언제나 징계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직자의 신분과 사회적 평가, 공직에 대한 신뢰 등을 고려하여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징계는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지를 찾아내는 절차”가 아니다.
누가 어떤 의무를 부담했고, 그 의무를 어떻게 위반했으며, 그 책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징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징계의 종류보다 먼저 징계의 대상과 책임의 기준부터 알아야 한다.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징계를 받지 않는 것”만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알고 책임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결국 징계를 안다는 것은 처벌을 피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로서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필자 소개) 김재범 / 공무원 징계전문 더바름행정사사무소 대표이자 인천시 총무과장, 법무담당관, 인천시 감사관을 역임한 공직출신이다. 공직에서의 오랜 감사 및 법무 경력을 바탕으로 징계 공무원 구제(소청심사, 재심의, 면책 등)를 전문으로 다룬다. 인천시공무원노동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무원 권익보호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