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이로하기자] 싱가포르가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 전기 교통수단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5개년 에너지 인프라 확충 계획을 추진한다. 발전소와 전력망을 늘리고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저탄소 전력 수입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CNA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은 이날 계획을 발표하고 2035년 태양광 설비 목표를 4GWp로 제시했다.
EMA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최대 전력 수요는 8.6GW로, 2031년에는 9.9~13GW에 이를 수 있다. 수요 증가 속도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신규 시설의 가동 시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탄시렝 에너지 담당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국제 에너지 주간 개막 강연에서 이번 계획을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망에는 2025~2029년 최대 53억 싱가포르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직전 5년 투자액의 11배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2031년까지 송전 변전소 7곳을 새로 건설하고, 송전 케이블망을 현재 약 7700㎞에서 2030년 약 9100㎞로 늘린다.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충전 수요에 대응하도록 배전망도 보강한다. 현재 약 50㎞인 케이블 터널을 3배 넘게 늘리는 방안은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2026~2031년에는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 5곳이 가동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재 약 12GW인 발전용량은 약 26% 증가한다. EMA는 2032년 가동을 목표로 한 추가 발전소 제안도 평가 중이며, 수요가 계속 빠르게 늘면 향후 5년간 추가 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다. 풀라우테콩에 수소 활용이 가능한 가스발전소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을 포함하는 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싱가포르 전력 수요의 약 95%는 천연가스가 담당한다. 2030년까지 주롱항의 두 번째 LNG 터미널이 가동되면 연간 재기화 능력은 1000만t에서 1500만t으로 확대된다. 주롱섬의 첫 번째 터미널을 추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태양광은 저수지와 유휴부지, 건물 옥상 등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현재 설비용량은 2.3GWp이며, 기존 목표인 2030년 3GWp에 이어 2035년 4GWp를 추진한다. 다만 탄 장관은 태양광 보급을 늘리더라도 2050년 예상 전력 수요의 10%를 넘게 충당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저장 용량은 현재 약 350MWh에서 2030년 1GWh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저장장치는 전력망에 여유가 있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최대 수요 시간대에 공급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 변동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EMA는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과 사업모델에 대한 업계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설치를 가로막는 규정·기술 요건·인프라 제약을 살피고, 장치의 규모와 역할에 따라 필요시 중앙에서 제어할 수 있는 운영 요건도 마련한다.
해외 저탄소 전력 도입에서는 셈브코프 유틸리티스의 1.3GW 수입 사업에 조건부 승인을 부여했다. 이 회사는 협력사들과 베트남 해상풍력과 말레이시아 태양광 등을 연계해 2035년 수입 개시를 목표로 사업을 개발한다. 각국 인허가와 전력 구매계약, 자금 조달 절차는 앞으로 진행해야 한다. 말레이반도와의 두 번째 전력 연결망도 상세 타당성 조사 중이며, 실현되면 2030년까지 최대 2GW를 지원할 수 있다.
공급 차질에 대비한 원유 저장 협력도 추진한다. 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롱섬 지하 저장시설에 사우디 원유를 저장하는 구상에 공동 의향을 밝혔으며, 저장 운영은 2027년 하반기 시작을 예상한다. EMA와 JTC는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사우디아람코와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탄 장관은 지난 주말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감축량은 싱가포르 하루 전체 가스 수요의 2%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급 부족 때 각국이 국내 수요를 우선할 위험을 지적하며 공급선과 국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EMA는 실제 전력 수요 변화를 살펴 인프라 계획을 조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