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최다인기자] 스리랑카 만나르반도에서 주민들이 풍력발전 시설 가동 이후 어획량이 줄고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시설 철거나 추가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CNA는 중동 전쟁 여파로 연료·전기 비용이 상승해 재생에너지 전환의 경제적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발전시설 입지를 둘러싼 지역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만나르의 풍력발전 시설은 국영 전력회사 실론전력청(CEB) 소유다. 스리랑카와 인도 사이 해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받는 좁은 모래 지대에 들어서 있다. 발전기 30기로 구성된 총설비용량 104메가와트(MW)의 1단계 사업은 2020년 전력망에 연결됐으며, 추가로 14기를 짓는 공사도 시작됐다.
발전기 52기를 설치하는 3단계 사업은 인도 기업 아다니가 수주했으나, 킬로와트시당 전력 가격을 둘러싼 분쟁 끝에 스리랑카 정부가 2025년 계약을 취소했다. 이미 가동 중인 1단계 시설을 놓고도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곳에서 고기를 잡았다는 벤카타사미 칼리무투(65)는 풍력발전기 설치 전보다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전하는 날개의 그림자가 수면에 드리워져 물고기가 얕은 바다로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동료 어민들은 발전기뿐 아니라 인도 트롤어선과의 경쟁도 문제로 꼽았다.
인근 페살라이의 어민협동조합 대표 A. 스타니슬라스 페리스도 어업 소득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하루 최대 5,000루피, 약 15달러를 벌던 어민들이 지금은 1,000루피를 겨우 넘기는 수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는 지역 어민단체가 제시한 소득 변화로, 풍력발전 시설이 감소 원인이라는 점까지 입증한 수치는 아니다.
침수 피해를 둘러싼 반발도 크다. 해안에서 약 100m 떨어진 마을에 사는 여성농촌개발협회(WRDS) 회장 베네딕트 메리 비질리야는 발전기 콘크리트 기초와 진입도로용 도랑이 바다로 향하는 빗물 배수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기에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고 화장실이 넘친다며, 집이 약 1m 깊이의 물에 잠긴 사진을 제시했다. 또 2020년 이전에는 겪지 않았던 일이라며 주택과 가축, 농작물에 피해가 생기고 우물물도 마실 수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지역 시민단체 OPEnE의 주요 인사 레슬리 제수라잔은 재생에너지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풍력발전기는 만나르가 아닌 다른 곳에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기존 시설 철거 또는 최소한 추가 설치 저지에 맞춰져 있다.
아누라 카루나틸라카 에너지장관은 주민 민원을 들었다며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에 따른 조치를 시행하면 현재의 침수 상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로 전체 전력의 70%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주민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만나르의 신규 사업은 동결했다. 이미 승인된 사업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만나르 시민위원회를 이끄는 가톨릭 사제 S. 마커스는 당국이 여러 차례 피해 완화 조치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의 주도로 주민들은 스리랑카 법원에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마커스 사제를 상대로도 별도의 소송이 제기된 가운데, 그는 반대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