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윤유담기자] 로레알이 한국의 소비문화와 화장품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상품 기획과 해외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 인수에 더해 국내에서 포착한 색상·제형·성분 트렌드를 그룹 내 여러 브랜드의 제품 개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동아닷컴의 기획 취재 질의에 로레알은 한국 시장의 빠른 트렌드 변화와 혁신 속도가 제품 개발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인수한 색조 브랜드 3CE와 이후 편입한 닥터지의 해외 사업에도 그룹의 유통망과 연구혁신 역량을 결합하고 있다.
3CE가 2026년 3월 출시한 ‘컬러 베이커’ 컬렉션은 서울의 베이커리 문화에서 출발했다. 소금빵과 버터의 색감, 녹아내리는 듯한 질감을 메이크업 제품과 팝업스토어에 반영했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출시됐으며, 회사 집계상 중국 판매량은 출시 이후 15만 개를 넘었다. 신규 고객 유입 비중은 78%였고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준비 물량이 모두 팔렸다.
3CE는 인수 이후에도 서울에 글로벌 브랜드 본부를 두고 브랜드 전략과 메이크업 스타일 기획을 주도한다. 한국에서 상품 방향을 정하면서 로레알의 글로벌 소비자 데이터와 유통망을 활용하는 구조다. 베트남에서는 올해 3월 20~22일 팝업스토어를 열어 제품에 적용한 색상과 질감을 공간에서도 선보였다.
협업 범위는 스킨케어 개발로도 넓어졌다. 스킨수티컬즈의 ‘피-티옥스 세럼’은 한국에서 ‘스킨 보톡스’로 불리는 피부 관리 방식이 추구하는 피부 표현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국내 피부과 전문의들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다만 화장품인 이 제품이 보툴리눔 톡신 시술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뜻은 아니다.
랑콤은 국내에서 관심을 끈 PDRN을 출발점으로 국내 기업과 협업해 식물성 기반의 ‘장미 PDRN’을 개발했다고 로레알은 설명했다. 이 성분은 ‘압솔뤼 롱제비티 더 소프트 크림’에 활용됐다. 식물 유래 성분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동물 유래 PDRN과 작용이나 효능이 같다고 볼 수는 없다.
해외 판매 성과는 집계 기간과 시장에 따라 구분된다. 로레알이 제시한 중국 이커머스 통합 데이터에서 3CE는 2025년 9월까지 누적 실적 기준 중국 매스 메이크업 브랜드 3위였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의 2026년 1분기 카테고리별 순위에서는 아이섀도 1위, 블러셔 2위를 기록했다.
3CE는 2025년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도 진출했다. 회사는 이들 시장의 2025년 온·오프라인 판매 실적에서 현지 시장 성장률의 12.5배에 해당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장률끼리 비교한 값으로 매출액이 12.5배가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닥터지는 일본·미국·태국 등 13개국에 진출했으며 오세아니아와 북미, 유럽으로 시장을 단계적으로 넓히고 있다. 2024년 도쿄 시부야 팝업스토어, 2025년 미국 캠퍼스 투어와 일본 뷰티 행사에 이어 올해는 호주 시드니의 뷰티 페스티벌과 현지 화장품 매장에서도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로레알은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북아시아 사업 구도에서 한국의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태계와 연구개발 역량을 혁신 기반으로 평가했다. 국내 스타트업·기술 기업과의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추가 투자·인수 기회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신규 계약 발표와는 구분되는 방향이다. 회사는 K뷰티의 장기 과제로 빠른 유행 대응과 함께 독창적이고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