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최채윤기자] 기업의 신입 채용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평가 항목으로 더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하반기 신입 채용 서류에 AI 활용 경험을 적도록 했으며, 11월 예정된 면접에서는 AI로 직무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계획이다.
동아일보가 전한 채용 사례와 취업 컨설팅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자격증·어학·학점 등 기존 평가 요소에 AI 활용 경험이 추가되는 양상이다. 학력제한을 폐지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을 설명하도록 하는 서류 평가의 기본 틀도 함께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자기소개서의 명칭을 ‘경험기술서’로 바꾸고 직무 관련 경험과 AI 활용 경험을 작성하는 란을 마련했다. 한화금융은 신입공채 서류전형에 자기소개서 대신 ‘H-FIT 상세지원서’를 도입했다. 지원자는 63개 문항에 답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 성장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서류 형식이 달라져도 지원자 본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는 남아 있다.
면접에서는 AI를 사용한 결과와 함께 그 결과에 도달한 판단 과정을 묻는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데이터를 정리해 시각화하는 등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를 만들어 본 경험이 평가 대상이 된다. 어떤 프롬프트를 썼는지, 특정 해결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다른 접근은 검토했는지 등을 통해 지원자가 AI의 답변을 살피고 자신의 판단을 더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가 계획한 ‘문제해결 PT’에서는 지원자가 면접장에 마련된 PC로 AI를 활용해 직무 과제를 풀고 해결 과정을 발표한다. 과제 수행과 발표, 심층 인터뷰 등을 포함하는 반나절 전형으로 직무 역량과 AI 활용 능력, 논리적 사고 및 문제 해결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이는 앞으로 시행할 면접 계획이다.
구직자들이 AI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시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윤승규 취업 컨설턴트는 카카오임팩트의 ‘AI TOP 100’ 같은 AI 에이전트 설계 대회가 접수 시작 후 몇 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력에 추가할 경험을 쌓는 동시에 실제 제작과 시험 과정을 겪으려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활용을 권장하는 면접에서도 정형화된 답변은 별도의 평가 대상이 된다. 지나치게 매끄러운 문장이 지원자의 생각보다 외워 온 답변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회사에 오기 싫은 이유나 상투적인 표현을 뺀 지원 동기를 묻는 사례도 있다. 준비한 문장을 재현하는 능력보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고 답하는지를 살피려는 질문들이다.
창업 경험에도 서로 다른 평가가 작용한다. LX인터내셔널은 국가공인 자격증과 모집 분야 관련 경험 등과 함께 창업 경험을 우대사항으로 명시했다. 사업 아이템을 찾고 시행착오를 겪은 과정이 직무 역량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방송 강연에서 실제 문제에 부딪혀 해결해 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창업 경험이 있는 지원자가 면접에서 향후 창업 계획을 질문받은 사례도 소개됐다. 윤 컨설턴트는 이런 질문에 지원자의 향후 이탈 가능성에 대한 면접관의 우려가 담겼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는 채용 현장에 기존의 기준과 우려도 함께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