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박하겸기자] 생물학적 나이 검사는 노화와 관련된 신체 변화를 수치로 나타내 연구에 활용되지만, 개인이 한 번 받은 결과만으로 건강 상태나 개선 방법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노화 연구자들의 설명을 통해 검사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 이용 시 유의점을 짚었다. 연구용으로 개발된 검사에 수백 달러를 지불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측정값이 실제 건강에 어떤 의미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검사는 유전자 활성에 영향을 주는 DNA 메틸화 양상을 분석한다. 일부 메틸화 변화가 나이에 따라 일정하게 나타난다는 발견을 바탕으로 유전학자 스티브 호바스가 2013년 ‘호바스 시계’를 개발했다. 이 같은 1세대 검사는 DNA 메틸화 양상이 어느 연령대와 비슷한지 추정한다.
약 5년 뒤 등장한 PhenoAge와 GrimAge 등 2세대 검사는 상대적인 사망 위험과 연관된 메틸화 부위를 살펴본다. 결과는 그 위험이 평균적으로 어느 연령대와 유사한지 나이로 표시된다. 2022년 나온 DunedinPACE 같은 3세대 검사는 노화가 진행되는 속도를 측정한다. 연구자들은 앞선 세대가 자동차의 주행거리계라면 3세대는 속도계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개인의 검사값에는 여러 변수가 개입한다. 예일대 의대 앨버트 히긴스첸 조교수는 검사 시각과 마지막 식사 시점, 전날 수면 상태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henoAge 개발자인 모건 러빈은 검사마다 측정 대상이 조금씩 다르고, 연령별 평균을 정하는 데 사용한 데이터도 달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빈은 다른 생물학적 나이 검사 개발과 기술 사용권 계약에도 참여했다.
검사값이 높아진 원인이나 해결책을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도 한계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의료센터의 모하마드 아르판 이크람 역학 교수는 자동차의 주행거리만 알아서는 어느 부품이 먼저 고장 날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혈액에서 분리해 분석하는 DNA는 백혈구의 것이므로 뇌 신경세포나 간, 췌장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려고 여러 조직에서 혈액으로 방출되는 수천 종의 단백질을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스탠퍼드대 토니 와이스코레이 교수 등은 이 방식으로 여러 세포와 장기의 상태를 평가하려 한다. 다만 비용이 더 높고 일반인이 널리 이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와이스코레이는 해당 검사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려는 기업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연구에서는 생물학적 나이 검사를 대규모 자료 분석과 임상시험에 활용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수명 변화를 기다리는 대신 비교적 짧은 기간에 약물이나 생활 방식 개입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보충제와 열량 제한의 잠재적 건강 효과를 평가하는 시험에도 이미 사용됐다.
그러나 검사 지표의 개선과 실제 건강 효과는 구별해야 한다. 한 보충제 시험에서는 일부 생물학적 나이 지표의 진행이 느려졌지만 혈압 같은 건강 지표에는 변화가 없었다. 연구에 참여한 컬럼비아대 대니얼 벨스키 부교수는 질병 징후에 앞서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동시에 노화와 관련된 수치가 달라져도 건강에 의미 있는 차이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
히긴스첸은 같은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 장기간 변화를 추적하는 데 잠재적 가치가 있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소비자용 검사를 일회성으로 이용할 때 얻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크람은 콜레스테롤과 혈당 같은 일반 진료 검사가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직접 개입할 대상을 찾는 데 더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