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배가 오므라들듯 아프면서 화장실로 직행해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몸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폭풍 설사는 일상생활을 순식간에 마비시킨다.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보면 기력도 완전히 빠져나가게 된다. 이때 사람들은 당장의 괴로움을 없애려고 급하게 약장에 있는 지사제부터 찾곤 한다.
하지만 갑자기 시작된 설사는 사실 우리 몸이 나쁜 세균이나 독소를 밖으로 털어내려는 방어 작용이다.

무조건 배출을 막아버리면 오히려 독소가 장 안에 갇혀서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장이 보내는 신호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작정 지사제 먹으면 독소 갇힌다? 약 복용의 명과 암
배탈이 났을 때 찾는 지사제는 종류에 따라 작동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장의 운동을 강제로 멈추게 하는 약이 있는가 하면, 독소를 흡착해서 함께 배출시키는 약도 있다.
만약 식중독이나 세균성 감염으로 발생한 설사에 장 운동을 멈추는 지사제를 무턱대고 복용하면 어떻게 될까?
원인균과 독소가 장 내부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장벽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더욱 키우게 된다. 심할 경우 발열이나 심한 복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열이 나거나 대변에 피나 콧물 같은 끈적한 물질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지사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배탈의 원인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약 복용을 자제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물만 마셔도 울컥할 때, 탈수 막는 이온음료 수분 보충법
설사로 인해 몸에서 가장 빠르고 위험하게 빠져나가는 것은 바로 수분과 전해질이다.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심한 탈수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 기력 저하가 찾아온다.
그래서 설사 극복의 핵심은 제대로 된 수분 보충이다. 다만 생수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면 전해질 농도가 더욱 옅어져 속이 얹힌 듯 꿀렁거릴 수 있다.
이때 나트륨과 칼륨이 적절히 들어있는 이온음료나 따뜻한 보리차를 조금씩 나누어 마시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당분이 너무 많은 음료는 오히려 장을 자극해 삼투압 현상으로 설사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온도로 천천히 머금듯이 마시는 것이 정답이다.
지친 장을 안심시키는 죽과 부드러운 식단 가이드
폭풍 같은 급성기가 지나고 나면 텅 빈 속 때문에 허기짐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해서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약해진 장이 다시 발작을 일으킨다.
배탈이 났을 때는 최소 몇 시간 동안 장을 휴식하게 만든 뒤 자극이 적은 식단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흰죽이나 쌀미음처럼 소화 흡수가 빠른 자극 없는 음식이다.
당분간은 우유, 치즈 같은 유제품과 카페인, 매운 양념, 기름진 튀김류는 철저히 피해야 한다.
또한 익히지 않은 생채소나 과일도 장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부드럽게 익힌 채소나 바나나처럼 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장 회복을 돕는 첫걸음이다.
위험 신호 구분하기, 병원으로 당장 가야 할 순간들
대부분의 단순 배탈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면 1~2일 내로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설사가 3일 이상 길어지거나, 섭씨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심한 혈변을 보거나 물조차 넘기지 못할 정도로 구토가 계속된다면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내 몸이 보내는 작은 경고 신호들을 유심히 살피며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예고 없이 찾아온 배탈과 설사의 고통에서 훨씬 빠르고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