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충격에 코스피 7.57% 급락…AI 투자 불안까지 겹쳤다

코스피 5,554.22·코스닥 760.82 마감…양 시장 서킷브레이커 발동

미국 9월 CPI 상승률 3.7%…고용·실질임금 지표도 부담

반도체 대형주 급락과 외국인 매도세에 하락 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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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일보=조현진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시장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15일 국내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7%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장중에는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4.59포인트(7.57%) 하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종가는 지난 4월 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역시 63.06포인트(7.65%) 내린 760.82에 마감했다.

 

장중 하락률이 8%를 넘어서자 한국거래소는 오후 12시 23분께 코스닥시장에, 12시 38분께 유가증권시장에 각각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두 시장의 거래가 각각 20분간 중단됐다. 오전에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특히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대형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48% 떨어진 21만원, SK하이닉스는 11.06% 하락한 126만2,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기(-15.36%), 현대자동차(-5.74%), LG에너지솔루션(-4.62%) 등 주요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하락 압력이 확대됐다.

 

이번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목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으며, 8월 상승률 3.4%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6%로 8월의 0.4%보다 확대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9월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9.1% 올랐으며, 전체 CPI의 월간 상승분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2.6% 상승해 8월의 2.4%보다 높아졌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9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 규모는 2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약 9만명에 크게 못 미쳤다. 7월과 8월 고용 증가 규모도 합계 6만명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14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실질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명목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노동자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 것이다.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 압력은 확대되는 모습이 확인된 셈이다.

 

같은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물가 부담이 나타났다. 연준의 12개 관할 지역 가운데 4곳은 이전 조사 기간보다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고했다. 대부분 지역에서는 소비지출에 큰 변화가 없었으며, 기업들은 연료비와 운송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언급했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거나 높은 금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미래 수익에 대한 평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14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8%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11%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 급락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에 투입된 대규모 투자가 향후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기술주 매도세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내 증시 역시 미국의 물가 충격에 반응했지만, 이번 급락을 CPI 하나만의 영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코스피는 이미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었고, 글로벌 AI 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대외 불확실성과 시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

 

향후 변수는 추가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한국시간 15일 밤에는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해당 지표가 물가 상승 압력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추가 자료가 될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도 대외 경제지표와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상황이다.

작성 2026.10.15 18:00 수정 2026.10.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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