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멘 후티 반군에게 날 선 경고를 보냈다. 후티가 이란의 사주를 받아 사우디를 공격하고,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부러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응징의 시점은 11월 3일 투표 뒤로 미뤘다. 리야드 공항과 아람코 시설이 연달아 공격받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은 지금, 미국의 군사 결정은 왜 번번이 선거 달력에 묶이는가.
미국의 중간선거가 20일도 남지 않았다. 여덟 달째 이어지는 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뛰면서, 투표함을 앞둔 워싱턴에 가장 무서운 숫자는 주유소 가격판이 됐다. 그런데 남쪽 예멘에서 새 불길이 올랐다.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 사이의 휴전이 7월에 무너진 뒤,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과 후티의 싸움이 사우디 본토로 번졌다. 후티는 사우디 영공을 군사 작전 구역으로 선포했고,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오가는 상선에도 위협을 거두지 않고 있다.
후티는 10월 10일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국내선 터미널을 미사일로 때렸고, 이틀 뒤 같은 공항 여객 터미널을 다시 공격했다. 사망자는 적어도 13명, 부상자는 300명을 넘었다. 14일 무렵에는 동부 다란의 사우디 아람코 사무 건물이 맞아 불길이 일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생산과 저장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래도 시장은 흔들렸다. 같은 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6.58달러까지 올랐다. 한 일본 증권사 분석가는 후티와 사우디의 충돌에서 비롯된 공급 불안이 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에 후티가 아주 나쁘게 굴고 있다고 적었다. 미국의 예멘 공습 뒤 오래 잠잠하던 후티가 아마도 이란의 사주로 다시 나타나 사우디를 치고, 선거를 앞두고 일부러 유가를 끌어올리려 한다는 주장이다.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이번 선거에 나서지도 않고 이미 압승했다고 덧붙인 뒤, 선거가 끝나면 그곳에 있을 것이며 절대 잊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기자들이 공격 결정을 묻자 그런 것을 말할 수 있겠느냐며 답을 피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했다고 확인했고, 사우디를 돕는 일에 튀르키예의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고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왕세자와 통화해 공격을 규탄했다.
트럼프의 경고는 위협이면서 동시에 고백이다. 지금 칼을 빼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고, 가만히 있으면 동맹이 흔들린다. 그래서 그는 시계를 11월 3일 뒤로 맞췄다. 이란에 이어 후티까지, 미국의 군사 결정이 줄줄이 투표일 뒤로 밀리고 있다. 개표가 끝나는 날 중동은 또 한 번 숨을 죽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