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은 왜 여성 혼자의 몫인가—유연근무 신청권 법제화가 성별 격차를 바꿀 수 있는 이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6년 10월 이슈페이퍼 재분석 결과

유연근무 이용률·유급휴가 접근성의 성별 격차와 구조적 원인

신청권 법제화가 노동시장·가족구조에 미치는 장기적 함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6년 10월 이슈페이퍼 재분석 결과

 

2026년 10월 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이슈페이퍼는 한국 노동시장에서 유연근무(유연근무제) 접근의 불평등이 돌봄 부담을 짊어진 여성에게 집중된 현실을 수치로 명확히 드러냈다. 연구진은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통계청) 자료를 재분석해 남성의 유연근무 활용률이 15.0%인 데 비해 여성은 11.0%에 그쳤고, 유급휴일·휴가 혜택을 받는 비율은 남성 71.6%, 여성 58.9%로 12.7%포인트 차이가 난다고 보고했다. 이 기사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유연근무 신청권을 법적 권리로 보장하는 방안이 노동시장 성별 불균형과 돌봄 분담 문제를 구조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핵심 논점은 단순한 제도 확대가 아니라 '실질적 접근성'의 보장이다. 통계는 여성의 노동시간이 남성보다 짧게 집계되는 이유가 단시간 고용의 확산과 돌봄 책임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1주 동안 36시간 미만 근무자 비율은 여성 71.3%, 남성 54.6%였다. 여성의 46.4%는 자신이 36시간 미만 근무를 선택한 주된 이유로 '평소 단시간 근무'를 꼽았고, '육아'를 직접 사유로 명시한 비율은 1.0%에 그쳤다. 이 수치는 돌봄을 직접 명시하지 않더라도 구조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연구진은 단시간 일자리 확대만으로는 돌봄 부담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근거로 이 자료를 제시했다. 수치가 드러내는 고용형태의 함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낮은 유연근무 활용률(11.0%)과 낮은 유급휴가 접근성(58.9%)은 개인의 의사결정보다 고용구조의 설계에서 비롯된다.

 

정규직·상시 근로에서 유연근무와 유급휴가를 제도적으로 제공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시간제·비정규직 비중이 큰 여성층은 그 혜택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 자료 재분석 결과는 여성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고용구조가 정책 혜택의 실질적 배분을 왜곡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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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설계의 한계도 문제다. 연구진은 근로자가 필요에 따라 유연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법적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의 유연근무 제도는 사업주 재량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 돌봄 부담을 이유로 제도를 이용하려는 노동자가 신청 자체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AIA생명 등 일부 기업은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 조기퇴근 제도 등을 정례화해 활용을 늘리고 있으나, 기업별 자율에 의존하는 방식은 적용의 불균형을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 법적 신청권은 그 불균형을 구조적으로 바로잡는 출발점이 된다.

 

 

유연근무 이용률·유급휴가 접근성의 성별 격차와 구조적 원인

 

연구진은 남성의 돌봄 참여를 유인하는 정책 설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남성이 돌봄을 이유로 유연근무를 사용할 때 사용 가능 기간을 확대하거나, 부부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사용할 경우 급여 상한액을 높이는 방식—연구진이 검토를 제안한 '6+6' 방식—이 구체적 대안으로 거론됐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돌봄을 개인 여성의 문제로 남기지 않고 가족 단위의 제도적 조정을 가능하게 한다. 제도의 효과가 노동시장 전체로 확산되려면 남성 참여를 끌어내는 방향의 설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반론으로는 사업주의 행정 부담과 생산성 저하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고용주 측은 유연근무 신청권을 법제화하면 운영상 혼선과 인력관리 부담이 늘고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재반박은 두 갈래다.

 

법제화는 단순한 의무 부과가 아니라 기준과 절차를 명문화하는 것이어서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이 첫째다. 둘째로, 본지가 검토한 결과 유연근무의 설계에 탄력적 운영방식과 보완적 지원책(예: 임금보전·대체인력 지원)을 병행하면 단기적 비용을 완화하면서 장기적 생산성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효과는 국내 현장에 맞는 실증적 평가와 보완책이 마련된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기대할 수 있다.

 

구조적 함의는 광범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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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신청권을 법으로 보장하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경로가 단시간 고용으로만 제한되는 경향을 완화할 여지가 생긴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는 경력단절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임금 격차와 연금 불이익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남성의 돌봄 참여를 제도적으로 촉진하면 가사·돌봄의 성별 분업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제도 설계와 재원 배분, 기업 맞춤형 지원의 실행력에 크게 좌우되므로, 단기간 내 극적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중장기적 개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신청권 법제화가 노동시장·가족구조에 미치는 장기적 함의

 

유연근무의 단순 확산만으로는 돌봄 부담의 성별 집중을 해소할 수 없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2026년 10월 7일 이슈페이퍼)과 통계청(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자료가 일관되게 보여 주듯, 법적 신청권 보장과 남성 참여 유인을 결합한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 정책 입안자에게 요구되는 질문은 '어떤 조건과 지원을 통해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것인가'이다.

 

사회·복지 관련 법률·윤리 주의사항 이 기사는 제도적 분석과 정책 제안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개인의 복지 신청·수급·사회서비스 이용 의사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사회·복지 관련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관할 기관이나 전문가와 상담하고 사회보장기본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노인복지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과 최신 고시·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본문에 제시된 통계와 제안은 개인·시기·지역별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식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FAQ

 

Q. 유연근무 신청권이 도입되면 모든 근로자가 자동으로 유연근무를 사용할 수 있나

 

A. 신청권 도입은 근로자가 유연근무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주는 합리적 사유 없이 이를 기각하지 못하게 되고, 구체적 절차와 시한이 법에 규정되면 실질적 접근성이 높아진다. 다만 일부 업종·직무는 운영상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예외와 보완책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제도가 현장에 정착하려면 중소기업 지원, 실무 매뉴얼 정비, 근로자·사업주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법적 권리화가 곧 자동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이행 점검 체계도 필수적이다.

 

Q. 개인 사업자나 자영업자도 유연근무 신청권의 혜택을 받나

 

A. 현재 논의의 초점은 고용노동 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권리 보장이다. 개인 사업자·자영업자는 근로계약의 성격이 달라 동일한 법적 신청권의 직접적 적용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자영업자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려면 별도의 사회보험·보육지원·소득보전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플랫폼 노동·프리랜서 종사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정책 설계 시 근로자·자영업자·프리랜서 등 고용형태별 보완 방안을 구분해 마련하는 것이 불가결하다. 일률적 적용보다는 형태별 맞춤 지원이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Q. 유연근무 신청권 법제화 사례가 해외에 있나

 

A. 영국은 2014년 모든 근로자에게 유연근무 신청권을 부여하는 법률을 시행했고, 사업주는 합리적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초기 도입 시 행정 부담 우려가 있었으나, 명확한 절차 규정으로 오히려 분쟁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적용을 위해서는 업종별 특성과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단계적 도입과 정부 지원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해외 사례는 참고 기준이 될 수 있으나, 한국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비중·성별 분업 구조 등을 고려한 별도의 실증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 이 기사는 뉴시스의 2026년 10월 7일 보도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슈페이퍼 '근로시간·휴가·유연근무제에서의 성별 격차 완화해야-유연근무제 신청권 도입 필요'(2026년 10월 7일), 통계청의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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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11 01:14 수정 2026.10.1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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