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雨水)는 2월 19일 무렵, 눈이 비가 되어 내리는 시기입니다. 얼었던 대지가 풀리면서 겨우내 땅속에서 버틴 채소들이 고개를 듭니다. 그중 으뜸이 봄동입니다. 겨울을 견디고 나온 봄동의 달큰함과 아삭함을 살려 봄 입맛을 깨우는 요리, 바로 봄동겉절이입니다.
재료는 단순합니다. 봄동 1포기, 고춧가루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반, 다진 마늘 1작은술, 매실청 1큰술, 통깨 약간. 봄동은 한 잎씩 떼어 깨끗이 씻은 뒤 먹기 좋게 찢어 준비합니다.
만드는 법도 간단합니다. 고춧가루와 멸치액젓, 다진 마늘, 매실청을 먼저 섞어 양념장을 만듭니다. 봄동에 양념장을 가볍게 버무린 뒤 통깨를 뿌리면 완성입니다. 숨이 죽지 않게 살살 버무리는 것이 아삭함을 살리는 비결입니다.
갓 지은 따뜻한 밥에 봄동겉절이 하나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습니다. 달큰하고 아삭한 첫 봄의 맛이 겨우내 무뎌진 입맛을 깨웁니다. 우수 무렵의 밥상은 이렇게 단순해야 제맛입니다.

이야기가 있는 밥상 - 겨울을 이겨낸 배추의 반란
봄동이라는 이름에는 봄과 겨울이 함께 들어 있다. 겨울 끝자락부터 이른 봄까지 자라는 배추이기 때문이다. 이름과 달리 제철은 오히려 한겨울이다.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자랄수록 잎이 오그라들고 단맛이 깊어진다.
토종 배추에 가까운 이 채소는 한때 조용히 잊혀갈 뻔했지만, 최근 봄동 비빔밥 열풍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한다. 겨울을 온몸으로 견딘 것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봄동의 달큰한 맛은 추위를 이겨낸 자만이 누리는 보상이다. 아삭하게 무친 겉절이 한 접시는 겨울의 끝에서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