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고민 털어놓는 아이, 금지보다 규칙부터…정부 첫 지침

복지부·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 목적 생성형 AI 이용 가이드라인 2종 발표

청소년 69.2%가 정서적 목적으로 AI 이용, 보호자와 규칙 정한 경우는 2.5%뿐

생성형AI활용  AI 챗봇에 고민 털어놓는 청소년과 보호자 규칙 안내

 

숙제를 하려고 AI 챗봇을 켠 아이가 어느새 친구 문제와 속마음까지 털어놓고 있다면, 이제 무조건 막기보다 아이와 함께 '이용 규칙'을 정하는 것이 먼저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0월 8일 생성형 AI를 마음 상담 상대로 쓰는 국민을 위한 「정신건강 목적 생성형 AI 이용 가이드라인」을 처음 발표했다. 모든 이용자용과 아동·청소년 및 보호자용 2종이다.

 

가이드라인은 10월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나왔다. 생성형 AI가 과제와 검색 도구를 넘어 일상 대화와 감정적 위로, 심리상담 상대 역할까지 하면서 개인정보 노출, 잘못된 정신건강 정보, 자가 진단, 과의존 같은 새로운 위험에 대응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월 25일부터 9월 4일까지 최근 1개월 안에 생성형 AI를 써 본 15~79세 1,019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3%는 과제·업무나 정보 검색 때문에 AI를 처음 접했지만 68.8%는 지금 일상 대화·감정적 교감·심리상담 같은 정서적 목적으로도 쓰고 있었다. 15~18세 청소년은 69.2%가 정서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스스로 AI에 의존적이라고 답한 비율도 51.7%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도움을 받았다는 응답(79.9%)이 많았지만 조절이 어렵다는 신호도 함께 나타났다. 현실의 일에 집중하려 해도 AI와 대화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는 응답이 16.3%, AI의 조언만으로 퇴사·이별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경험이 10.6%였다. AI의 답변을 의학적 진단처럼 받아들인 경험은 14.6%, AI가 준 정신건강 조언을 전문가나 공식 자료로 확인한 비율은 11.9%에 그쳤다.

 

모든 이용자가 지킬 세 가지

 

모든 이용자용 가이드라인은 3개 핵심 메시지와 21개 권고문으로 짜였다. 첫째는 '마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살펴보고 정해 두기'다. 서비스가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고 효과에 근거가 있는지, 입력한 정보가 어떻게 저장·활용되는지 먼저 확인한다. 이름·연락처·주소와 진단서·처방전·검사 결과지는 입력하지 않고, 무엇을 어디까지 이야기하고 언제 끝낼지 미리 정한다.

 

둘째는 '내 상태에 대한 AI의 말을 결론으로 삼지 않기'다. AI는 정신건강 전문가가 아니므로 AI가 내린 진단이나 상태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근거를 묻고 반대 관점도 함께 요청하며 검증된 자료를 따로 확인한다. 셋째는 'AI와 거리를 두고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다. 이용 시간이 늘거나 가까운 사람과 대화가 줄면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중요한 결정은 사람이나 전문가와 상의하며, 위기 상황에서는 AI 대신 전문기관에 도움을 청한다.

 

우리 집에서 할 일, 보호자 권고 7가지

 

청소년 응답자의 83.1%는 보호자가 자신의 AI 이용 사실을 안다고 답했지만, 보호자와 이용 규칙을 함께 정한 경우는 2.5%에 그쳤다. 가이드라인은 보호자에게 이용 자체를 금지하기보다 아이가 AI를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쓰는지 먼저 이해하라고 권한다. 구체적으로 ▲이용을 시작할 때 목적과 방식의 기본 규칙을 함께 정하기 ▲아동·청소년용으로 설계된 서비스인지, 개인정보 보호 설정이 가장 안전한 상태인지 확인하기 ▲아이가 AI를 쓴다고 하면 꾸짖기보다 먼저 들어주기를 제시했다.

 

이어 ▲AI 캐릭터를 실제 친구나 연인처럼 여기며 의지하지 않는지 살피기 ▲AI로 얻는 정신건강 정보가 아이에게 적절한지 확인하기 ▲이용 시간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 변화 살피기 ▲우울감이나 자해·자살 생각 같은 위기 신호가 보이면 즉시 전문기관에 도움 요청하기를 권고했다. 아이들에게는 이름·학교·사는 곳·사진을 AI에게 알려주지 않기, 원할 때 미안해하지 않고 대화 끝내기, AI가 위험한 말을 하면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알리기, 학교 Wee클래스·청소년상담복지센터처럼 도움받을 곳을 미리 알아 두기를 당부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이렇게 활용

 

설문에서 국민이 필요하다고 답한 교육은 대화 데이터 관리법(79.9%), AI 정보의 오류·편향을 걸러내는 비판적 사고(79.0%), 주체적으로 대화하는 법(77.8%) 순이었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권고문을 디지털 시민교육이나 정보윤리 수업 자료로 쓰거나, 아이와 함께 'AI와 이야기할 때 하지 않을 것' 목록을 만들어 보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복지부는 교육현장에서 쓸 AI 이용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2027년에는 고위험군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이선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생성형 AI는 정보와 정서적 도움을 얻는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친절하고 확신에 찬 답변이 항상 정확성이나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 전문은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의 별첨 자료로 공개됐다.

 

출처: 보건복지부, 2026년 10월 8일

작성 2026.10.09 09:10 수정 2026.10.09 09:10

RSS피드 기사제공처 : 교육포커스 / 등록기자: 정민주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