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박용찬기자]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이제 단순히 금융 관련 자격증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26년 하반기 주요 은행의 채용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은행 업무뿐 아니라 기업금융, 자산관리, 디지털·IT, AI·데이터, 글로벌 등 직무가 세분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취업 준비 역시 ‘무엇을 많이 준비했는가’보다 ‘지원하는 은행과 직무에 어떤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2026년 하반기 신입공채에서 UB(Universal Banker), 전역장교, 전문자격, ICT, 특성화고, ESG동반성장 등 6개 부문을 통해 160여 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B 역시 기업고객금융·고객자산관리와 지역인재로 나뉜다. KB국민은행이 제시하는 인재상은 고객우선주의, 자율과 책임, 적극적 사고와 행동, 다양한 가치의 존중이다. 따라서 KB를 준비하는 취준생이라면 단순한 금융지식보다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실행한 경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한은행은 2026년 하반기 일반직 신입행원 채용에서 개인·기업금융을 모집 분야로 제시했다. 전형에는 영상인터뷰와 역량검사, 필기시험인 SLT, 통합면접 등이 포함됐으며 자기소개서 대신 영상인터뷰를 도입했다. 신한은행이 제시한 인재상은 ‘따뜻한 가슴’, ‘창의적인’, ‘열정가’로, 정직과 신뢰, 유연한 사고, 도전과 실행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을 준비한다면 금융지식을 갖추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는지를 설명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하나은행은 직무 전문성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2026년 하반기 230여 명 규모의 채용에서 새롭게 ‘HanAXpert’ 전형을 운영하고 IB·심사·리스크, 연금·신탁·자산관리, 자금·외국환, 글로벌, AI·데이터 금융 등 분야를 나눠 모집했다. 이는 금융권 취업 준비에서도 지원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과 준비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예를 들어 자산관리 직무를 희망한다면 금융상품 지식을 외우는 데 그치기보다 고객의 재무상황을 분석하고 적절한 금융상품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경험과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직무별 채용을 세분화했다. 2026년 하반기 채용은 기업금융, 개인금융, 우리투게더, TECH, 글로벌, 전문, 보훈 특별채용 등 7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특히 TECH 부문에서는 IT 개발과 정보보호·금융보안 인재를, 글로벌 부문에서는 해외 경험과 외국어 역량을 갖춘 지원자를 모집했다. 기업금융·개인금융 합격자에게는 RM·CM·PB 등 직무와 연결된 사전양성과정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을 준비하는 취준생이라면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를 먼저 정하고 금융전문성, 기술, 외국어 등 필요한 역량을 선택적으로 준비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NH농협은행은 공식 인재상을 통해 원하는 금융인의 모습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고의 금융전문가’, ‘소통하고 협력하는 사람’,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사람’,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채용 과정에서도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역량과 조직적합도를 평가하고, 필기와 집단·토의·RP·PT·심층면접 등 다양한 방식의 면접을 채용별로 운영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농협은행을 준비한다면 금융지식뿐 아니라 협업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고객이나 공동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보여주는 경험이 중요하다.
IBK기업은행은 2026년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에서 금융일반, 디지털·IT, 고졸인재 분야를 모집했다. 특히 금융일반과 디지털·IT를 별도 분야로 운영했다는 점에서 금융지식과 디지털 역량을 자신의 진로에 맞게 선택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행을 준비하는 지원자라면 금융일반 직무에서는 기업과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을, 디지털·IT 직무에서는 관련 기술과 문제해결 역량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유리하다.

자격증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이다
그렇다면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은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지원하고 싶은 은행과 직무를 좁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산관리 직무를 희망하면서 금융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자격증 자체를 나열하는 것보다 해당 지식을 실제 고객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금융을 희망한다면 기업의 재무제표나 산업 동향을 분석해본 경험을 만들 수 있다. 디지털 금융에 관심이 있다면 금융서비스의 불편을 데이터나 기술을 통해 개선해본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격증 3개’, ‘대외활동 5개’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자신의 경험 하나를 지원 직무와 연결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어떻게 해결했으며, 그 결과 무엇을 배웠는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2026년 주요 은행의 채용 흐름은 금융권 취업이 하나의 정답을 따라가는 경쟁에서 직무별 전문성을 보여주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B국민은행의 고객 중심과 실행력, 신한은행의 신뢰·창의·도전, 하나은행의 직무 전문화, 우리은행의 직무별 세분화, NH농협은행의 금융전문성·협업·고객 중심, IBK기업은행의 금융과 디지털·IT 분야 구분은 각각 다른 준비 방향을 요구한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에게 필요한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어떤 자격증을 하나 더 딸까’보다 먼저 ‘나는 어떤 금융 업무를 하고 싶은가’, ‘그 업무를 잘하기 위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그 능력을 실제 경험으로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은행 취업의 출발점은 스펙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 직무와 경험을 연결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