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 유행하기 전부터 시작했다… 아로마티카가 20여 년간 쌓아온 지속가능성

CCBS 기업가치 탐사보도

사진출처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화장품 기업이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고, 비건 제품을 만들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는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을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현재 어떤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는가만은 아니다.

그 기업이 언제부터, 왜 그런 선택을 시작했고 얼마나 오래 그 방향을 유지해왔는가.

 

아로마티카의 지난 20여 년을 살펴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작은 ‘친환경’이라는 유행어가 아니었다

아로마티카 공식 지속가능경영 자료에 따르면 창업자 김영균 대표가 아로마테라피를 접한 것은 가족이 거주하던 호주에서였다.

천연 에센셜오일과 허벌 제품을 접한 경험은 국내에 에센셜오일과 아로마테라피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천연 유기농 에센셜오일을 수입해 화장품·향료 회사 등에 원료로 공급하려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쉽지 않았다.

결국 안전한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회사는 이를 2004년 아로마티카 탄생의 출발점으로 설명한다. 

 

처음부터 거대한 환경담론에서 출발했다기보다 ‘무엇을 피부에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사업의 시작점에 가까웠던 셈이다.

제품 성분에서 기업의 책임으로 질문이 넓어졌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후 관심의 범위는 점차 확장됐다.

2009년에는 미국 비영리 환경연구단체 EWG와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을 진행했고, 2013년에는 ‘환경경영 생명존중 선언문’을 공표했다. 

변화는 선언에 머물지 않았다.

아로마티카는 화장품 산업이 만들어내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인식한 이후 공장 설비와 원료, 패키지, 생산과 판매 과정까지 환경 원칙의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고 설명한다.

재활용률을 고려한 패키지를 개발하고 플라스틱 용기 제품을 리뉴얼했으며, 리필스테이션 도입과 용기 재사용·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활동도 이어왔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환경에 대한 기업의 태도가 제품 하나를 친환경 상품으로 만드는 수준을 넘어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좋은 의도만으로 기업은 20년을 지속할 수 없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환경적 가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기업은 제품을 판매해야 하고 시장에서 선택받아야 하며 수익도 만들어야 한다.

아로마티카의 지난 시간을 살펴볼 때 흥미로운 지점은 환경적 메시지와 사업의 성장이 별개의 길로만 움직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2025년 아로마티카 매출은 약 511억9천만원, 영업이익은 약 51억4천만원, 당기순이익은 약 45억8천만원이었다.

2024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 9.1%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 즉 모든 지표가 매년 상승했다는 식으로 단순화하기보다는, 500억원대 매출 규모에서 수익성을 유지하며 다음 성장 단계를 모색하는 기업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2026년 들어서는 다시 다른 흐름도 나타났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약 317억원, 영업이익은 약 36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60.1% 증가했다. 

20여 년 뒤, 기업은 자본시장으로 향했다

또 하나의 전환점은 2025년이었다.

아로마티카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신주 발행을 진행했고, 공모 과정에서 신주 249만주를 발행했다. 확정 발행가는 주당 8,000원이었다. 

2004년 에센셜오일과 안전한 화장품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던 회사가 20여 년 뒤 자본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기업 규모가 커졌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비상장 브랜드일 때 기업의 철학이 주로 소비자와의 약속이었다면, 상장 이후에는 소비자뿐 아니라 주주와 투자자, 임직원, 시장과 사회를 향한 기업의 책임으로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

따라서 아로마티카가 지금부터 만들어갈 기록은 이전 20년과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지속가능성은 보고서보다 시간에서 확인된다

아로마티카는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록하는 작업도 이어왔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시작으로 매년 보고서를 발행해왔고,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공개돼 있다. 2023년 보고서의 GRI Table은 제3자 검증도 거쳤다. 

그렇기 때문에 아로마티카를 단순히 ‘친환경 화장품 기업’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오히려 이 기업의 시간을 지나치게 압축하는 표현일 수 있다.

성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제품으로 옮겼고, 제품에서 패키지로, 패키지에서 생산과 소비 방식으로 질문을 넓혀왔다.

그리고 이제는 상장기업이라는 또 다른 단계에 들어섰다.

 

결국 기업의 철학을 판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같은 방향의 선택을 반복했는가를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20여 년이라는 시간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속가능성이 하나의 마케팅 언어가 되기 전부터 시작된 선택이 앞으로도 같은 방향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상장기업이 된 아로마티카가 환경적 가치와 기업의 성장을 어떻게 함께 가져갈지는 이제 다음 기록의 영역이다.

아로마티카의 지난 20여 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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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08 00:04 수정 2026.10.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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