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kg 물지게 지고 서울 골목 누빈 ‘북청 물장수’…100년 전 그들의 하루

수도꼭지 없던 서울, 물은 누가 날랐을까…수도박물관 ‘북청 물장수의 하루’

우물에서 근대 상수도로…사라진 ‘북청 물장수’가 보여주는 서울 생활사

1908년 최초 근대식 정수장에서 만나는 물장수…서울 수도 역사를 따라가다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는 시대 이전, 서울 사람들에게 물을 배달하던 이들이 있었다. ‘북청 물장수’다. 물지게를 지고 집집마다 물을 날랐던 이들의 생활부터 1908년 근대 상수도 개통 이후 달라진 서울의 모습을 살펴보는 기획전시가 10월 31일까지 수도박물관에서 열린다. 사진엽서와 실제 물지게·물통, 당시 신문기사 등 50여 점의 자료가 공개되고 관람객은 약 23kg짜리 물지게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수도박물관(사진=서울시 서울아리수본부 제공)

수도꼭지 없던 서울, 물은 사람이 날랐다

지금은 수도꼭지만 열면 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100여 년 전 서울의 풍경은 달랐다.

 

근대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는 우물과 계곡, 하천에서 직접 물을 길어 쓰거나 물장수에게 물을 공급받았다.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19세기 이후 북청 출신 물장수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북청 물장수' 라는 이름이 서울의 물장수를 대표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물지게를 지고 골목을 오가던 사람들의 삶은 오늘날 수도꼭지 뒤에 가려진 서울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서울시 수도박물관은 이들의 삶과 근대 상수도가 가져온 변화를 살펴보는 기획전시 「북청 물장수의 하루」를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개최한다.

 

‘북청 물장수의 하루’ 따라가니 보이는 서울의 변화

전시는 물장수의 등장부터 근대 상수도 도입, 이후 대중문화 속에 남은 물장수의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1부 ‘새벽을 여는 물장수’에서는 북청 물장수가 등장한 배경과 생활상을 소개한다.

2부 ‘물장수의 시대에서 근대 상수도의 시대로’에서는 상수도가 도입되면서 물 공급 방식과 물장수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3부 ‘다시 만나는 물장수’에서는 현실의 거리에서 사라진 물장수가 노래와 문학, 드라마 등 대중문화 속에서 어떻게 기억돼 왔는지를 살펴본다.

 

단순히 사라진 직업 하나를 소개하는 전시가 아니라 ‘물을 얻는 방식’을 통해 서울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따라가도록 구성한 셈이다.

 

1908년 신문기사부터 실제 물지게까지 50여 점

전시에는 100여 년 전 물장수의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를 비롯해 실제 물지게와 물통, 1908년 상수도 개통 당시 신문기사, 수도계량기 등이 나온다.

 

물장수가 대중문화에 어떻게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문학·음반·영상자료까지 합하면 전시 자료는 50여 점에 이른다.

특히 1908년 상수도 개통 당시 신문기사와 물장수가 사용하던 생활도구를 한 공간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쪽에서는 사람이 직접 물을 운반했던 생활을, 다른 한쪽에서는 근대적인 급수 체계가 등장하는 과정을 기록과 실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들어보는 물지게…무게만 약 23kg

관람객이 당시 물장수의 노동을 몸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됐다.

 

물통 두 개에 무게를 담아 만든 체험용 물지게는 약 23kg이다. 관람객이 직접 들어보면서 물을 지고 골목과 집을 오갔던 물장수의 작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문 해설사의 전시 설명도 운영한다. 해설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사전에 신청할 수 있다.

 

전시를 본 뒤 물장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기는 참여 공간을 비롯해 키링 만들기와 드로잉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생활사와 수도 역사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전시장이 된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정수장’

전시 장소 자체도 이번 기사에서 놓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27에 자리한 수도박물관은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1908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정수장인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을 기반으로 조성된 상수도 전문 박물관이다.

 

물장수가 물을 배달하던 시대에서 근대 상수도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그 변화와 직접 연결된 공간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이문주 뚝도아리수정수센터 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은 사라진 북청 물장수의 삶과 함께 서울의 물 공급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수도꼭지를 통해 편리하게 이용하는 수돗물의 의미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0월 31일까지 무료…월요일은 휴관

「북청 물장수의 하루」는 10월 31일까지 수도박물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주말에도 같은 시간에 관람할 수 있다. 단체관람과 전시 해설 등 자세한 사항은 다산콜센터에서 안내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다.

 

100여 년 전 서울에서는 누군가가 물지게를 지고 골목을 걸어야 집 안까지 물이 들어왔다. 물장수의 하루를 따라가는 이번 전시는 한 잔의 물 뒤에 있었던 사람의 노동과 서울이라는 도시의 생활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실물과 기록을 통해 되짚어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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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08 10:09 수정 2026.10.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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