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이재윤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2025년 경상수지 흑자를 중기적 균형 수준보다 '상회'한다고 평가한 가운데, 한국은행 연구자는 평가에 사용된 모형 개편이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를 낮춰 경상수지갭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김민 과장은 10월 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서 IMF의 2026년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SR 2026)와 경상수지 평가 모형인 EBA(External Balance Assessment)의 개편 영향을 분석했다. 이 자료는 한국은행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 집필자 개인의 견해다.
IMF 평가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2024년 5.3%에서 2025년 6.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EBA 모형이 산출한 적정 경상수지는 4.7%에서 3.3%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모형상 경상수지갭은 0.8%에서 3.1%로 확대됐다. IMF가 자체 조정을 반영한 최종 경상수지갭은 2.5%이며, 종합평가는 전년의 '대체로 부합'에서 '상회'로 두 단계 높아졌다.
김 과장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뿐 아니라 적정 경상수지 하락도 평가 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SR 2026부터 적용된 EBA 모형에서는 인구구조 관련 변수가 개편됐다. 인구 비중을 계산할 때 분모가 생산가능인구에서 총인구로 바뀌었고, 미래 고령인구 비중 대신 현재 비중을 반영했다. 인구증가율 변수가 빠졌으며, 주저축자 연령대의 상한도 64세에서 54세로 낮아졌다.
김 과장이 개편 모형과 인구구조 부문만 기존 방식으로 되돌린 모형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 개편은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를 1.10%포인트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인구구조 부문의 기여도는 1.40%포인트 감소했고, 인구구조 외 부문은 0.30%포인트 증가해 하락 폭을 일부 상쇄했다.
모형 개편으로 경상수지갭이 확대된 폭은 1.10%포인트로 분석됐다. 이 중 1.03%포인트, 약 94%는 모형이 설명하지 못하는 잔차의 증가분이었다. 정책갭 변동은 0.07%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김 과장은 개편에 따른 갭 확대가 정책 변수의 변화보다는 개편 모형의 한국 경상수지 설명력이 낮아진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인구구조와 저축·고용 특성이 모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2025년 기준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가구의 평균저축성향은 32.2%로 전체 가구 평균인 30.9%보다 높았다. 다만 이 통계는 연령대별 가구를 비교한 횡단면 자료로, 동일인이 은퇴 전후에 저축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5년 39.5%로, 보고서가 인용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4년 19.8%에서 2029년 24.6%로 4.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 상승 폭이 평가대상국 중위값의 두 배를 웃돈다고 분석했다. 또 65세 이상 가구 자산의 83.1%가 실물자산이고 대부분이 부동산이어서, 자산을 소비에 활용하기 쉽지 않은 구조도 고령층의 저축·소비 행태와 관련된 요인으로 제시했다.
김 과장은 IMF가 ESR 2027부터 '초과조정 순대외자산' 개념을 반영하는 추가 개편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도 살폈다. 이 개념은 실제 순대외자산에서 과거 일정 기간 쌓인 초과 경상수지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의 계산에서는 이 개편이 2026년 한국 경상수지갭을 0.74%포인트 확대하는 요인으로 추정됐다. 다만 최종 개편안은 확정되지 않았고, 기준연도와 누적기간에 따라 조정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2026년 경상수지갭에 대해서는 낙관·기본·비관의 세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경상수지를 GDP 대비 각각 23.3%, 20.0%, 16.0%로 가정하고 적정 경상수지를 2.2%로 산출해, 경상수지갭을 21.1%, 17.8%, 13.8%로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 연구자가 설정한 시나리오별 분석이며 IMF의 확정 평가나 단일 전망치는 아니다. 보고서는 추후 IMF 평가에서 기준연도·누적기간 설정과 한국의 인구구조 특성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