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최영준기자] 국내 주택시장에서 지역별 가격 흐름이 엇갈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지방은 보합 또는 하락 지역이 나타나면서 전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기보다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2026년 10월 1일 발표한 9월 2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수도권은 0.12%, 서울은 0.09% 올랐으며 경기와 인천도 각각 0.15%, 0.02%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보합을 기록했다.
시도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부산은 0.01%, 충남은 0.03%, 제주는 0.07% 각각 하락했다. 반면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평균만 보면 완만한 상승 흐름이지만 지역별로는 가격이 오르는 곳과 하락하거나 제자리인 곳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 한국은행도 주택가격 양극화 구조적 문제로 분석
주택가격의 지역별 격차는 최근 몇 주간의 가격 흐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2025년 6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주택가격 양극화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며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양극화가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심화됐고, 팬데믹 회복 국면에서 잠시 주춤한 뒤 2023년 이후 다시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13년 12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서울과 전국의 주택가격 상승폭 차이는 69.4%포인트로 주요 비교 대상 국가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비수도권 광역시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률과 가격 수준의 격차가 확대됐다.
주거비 부담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25년 3월 기준으로 산출한 체감 자가주거비는 서울 229만원, 경북 51만원, 전남 49만원으로 지역별 격차가 컸다. 주택가격 차이가 자산가격에만 그치지 않고 가계가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수도권의 경우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주택건설용 토지가 제한돼 공급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수요 부족과 미분양 누적 등이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수도권과 지방에 다른 정책 필요
이처럼 지역별 주택시장이 서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거시건전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비수도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과잉과 사업 부실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수도권의 경우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도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광역교통망을 포함한 신도시 조성 등을 통해 수도권의 주택 공급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에서는 단순한 주택 공급 확대만으로 수요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비수도권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거점도시를 육성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결국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전국의 집값을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주택 공급과 가계대출, 주거비 부담을 함께 관리해야 하고 지방에서는 미분양과 부동산 PF 부실, 지역경제의 수요 기반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지방의 시장 상황을 구분해 정책 수단을 조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는 실수요를 고려한 공급 확대와 금융안정 정책을 병행하고, 지방에는 미분양과 부실 사업장 관리와 함께 일자리와 생활 기반을 강화하는 방식의 정책이 요구된다.
주택가격 양극화는 단순히 집값의 오르내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거비 부담과 지역경제, 건설산업, 인구 이동 등에도 연결된 문제인 만큼 지역별 시장 여건을 세밀하게 살피는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 전국에 같은 처방을 적용하기보다 지역별 수요와 공급, 경제 여건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주택시장 안정과 주거 격차 완화에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