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요금을 내지 못해 휴대전화 발신이 제한된 사람도 이제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전화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권익위원회는 자살위기 상황에서 휴대전화 통신 상태와 관계없이 상담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10월 1일부터 발신이 제한된 휴대전화에서도 109 연결을 우선 적용했다. 경제적 위기가 통신 단절을 넘어 생명안전망의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 조치다.
요금 미납으로 전화가 막혀도 109는 열린다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발신자에게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수신자부담 전화다.
그러나 그동안 한 가지 사각지대가 있었다.
109 자체는 무료였지만 112·119 등과 달리 긴급통신용 전화로 지정돼 있지 않아 통신요금 미납 등으로 휴대전화 발신이 제한되면 109에도 전화하기 어려웠다.
정부는 109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긴급통신용 전화의 지정 요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고시 개정에는 통상 일정 기간이 필요하지만 통신사 등과 시스템 개발을 먼저 진행해 고시 개정 완료 전인 10월 1일부터 연결이 가능하도록 우선 적용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바꾼 생명안전망
이번 변화의 출발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제적 사정으로 휴대전화 발신이 정지돼 109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청와대 누리소통망에 접수됐고, 이를 계기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선 방안을 협의했다.
경제적 어려움은 통신요금 체납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실직과 채무, 관계 단절,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위기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바로 그런 순간에 도움을 요청할 전화마저 막혀 있다면 안전망에는 가장 절박한 사람을 놓치는 틈이 생긴다.
이번 조치의 의미는 단순히 전화번호 하나의 통화 제한을 푼 데 있지 않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는 경제적 형편과 관계없이 생명안전망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도에 반영했다는 데 있다.
잠금화면에서도 109 연결…적용 시점은 단말기마다 달라
휴대전화 긴급전화 목록에도 109가 추가된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잠금화면에서도 109로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강화된다. 다만 이 기능은 휴대전화 단말기와 제조사에 따라 실제 적용 방식과 시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부는 109의 긴급통신용 전화 지정을 위한 고시 개정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10월 1일부터 발신 제한 휴대전화의 109 연결은 우선 적용됐지만, 관련 행정입법 절차 자체가 모두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몸이 위급할 때 119, 마음이 위급할 때 109
자살예방에서 중요한 것은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연결망을 끊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전화 한 통이 상담의 시작이고, 또 다른 지원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통로가 될 수 있다.
몸이 위급할 때 119를 떠올리듯 마음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위급할 때 기억해야 할 번호는 109다. 109는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순간이 마음까지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생명을 향한 연결만큼은 끊어져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