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담일보=최민재기자]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단계적 편입이 오는 11월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편입 초기 강하게 나타났던 외국인 국채 매수세가 최근 둔화하면서 마지막 편입 효과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남은 편입분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은 국채 수요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흐름이 이어진다면 초기와 같은 대규모 매수세가 다시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지수사업자 FTSE Russell은 한국 국채를 2026년 4월부터 WGBI에 편입하기 시작했다. 편입은 8개월 동안 매월 동일한 비율로 진행돼 11월 지수 프로파일에서 완료된다. FTSE Russell은 앞서 한국 국채의 최종 WGBI 비중을 약 2% 수준으로 예상했다.
편입 초기 외국인 수급은 강했다. 재정경제부 집계를 인용한 5월 말 보도에 따르면 3월 30일부터 5월 27일까지 외국인은 국고채를 체결 기준 22조7000억원 순매수했다. 결제 기준으로도 4월 1일부터 5월 27일까지 18조원이 순매수됐으며 일본계 자금을 포함해 연기금과 중앙은행 등 장기 투자 성향의 투자자 참여가 확대됐다.
6월까지도 흐름은 이어졌다. 3월 30일부터 6월 26일까지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는 체결 기준 37조3000억원, 4월 이후 결제 기준으로는 3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에는 7조9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만기상환에도 일본계 투자자와 중앙은행·투자은행·국제기구 등의 투자 수요가 이어졌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iM증권 분석을 인용한 10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의 월간 국고채 순매수는 5월 13조7300억원, 6월 12조5800억원에서 7월 1조56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8월과 9월에도 각각 7400억원, 1조7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9월에는 만기상환을 반영할 경우 수급이 순유출 방향으로 나타났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의 실제 한국 채권 보유가 당초 시장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 분석을 인용한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4~9월 WGBI 편입을 통해 예상된 자금 유입액은 약 50조5000억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는 4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글로벌 연기금과 상장지수펀드의 한국 채권 비중도 WGBI상의 비중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수급만으로 WGBI 효과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줄었지만 월말에 매수가 집중되는 패턴은 유지되고 있다. iM증권 분석에 따르면 4~9월 외국인은 매월 마지막 거래일 국고채를 순매수했으며, 이 기간 마지막 거래일의 평균 순매수 규모는 2조3900억원이었다. WGBI 편입 대상과 가까운 잔존만기 1~30년 명목 국고채에서는 평균 2조7900억원의 순매수가 나타났다. 이는 지수 비중 조정을 위한 패시브 수요가 일정 부분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흐름이 11월까지 이어진다면 완전 편입의 효과는 ‘금리 급락’보다는 금리 상승 압력을 일부 완충하는 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편입분만큼 지수 추종 투자자의 추가 국채 매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월부터 이어져 온 단계적 편입이 종료되면 매달 지수 비중이 늘면서 발생하던 추가 수요 요인은 사라진다.
최근처럼 월중 외국인 수요가 약해지는 가운데 지수 편입에 따른 기계적인 매수까지 마무리된다면 시장은 다시 국내외 금리와 국채 공급 등 기본적인 수급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후에도 해외 연기금과 중앙은행, 액티브 채권형 펀드 등이 한국 국채 보유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한다면 WGBI 편입은 외국인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