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박세원기자] 지난 한 주 국내 증시는 지수만 보면 출발점으로 되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28일 코스피가 2.70% 급락하며 6889.74까지 밀렸지만, 10월 2일에는 7003.74로 다시 70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투자 주체별 현물과 선물 수급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외국인 자금 복귀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28일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 넘게 하락했고 코스피도 191.18포인트 내렸다. 외국인은 현물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고 기관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급락한 주식을 받아냈다.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지만 기관은 약 7520억원을 순매수해 현물과 선물에서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29일까지 이어졌다. 코스피는 0.27% 추가 하락한 6870.81에 마감했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04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1450억원, 기관은 120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600억원, 83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57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줄이는 동안 개인과 기관이 이를 일부 받아낸 구조였다.
30일에는 외국인 매도 압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했지만 결국 0.48% 하락한 6838.04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약 2조원, 코스피200 선물에서 약 1조284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현물에서는 약 77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선물에서는 약 1조3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현물과 선물을 모두 순매수하며 하락장에서 매물을 받아냈다.
주 후반부터 수급의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0월 1일 코스피는 마이크론의 호실적과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1.95% 오른 6971.3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에서 543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 역시 1조431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334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뒷받침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선물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에서 726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은 228억원, 개인은 500억원을 순매도했다. 30일까지 현물과 선물을 함께 대규모로 팔던 외국인이 현물에서는 매도를 이어가면서도 선물에서는 먼저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 움직임은 2일 더욱 강해졌다. 코스피는 0.46% 상승한 7003.74로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7000선을 되찾았다. 현물시장에서는 기관이 3813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367억원, 개인은 1조720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외국인이 1조10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8214억원, 개인은 137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불과 이틀 전 외국인이 선물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했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 거래일 | 외국인 | 기관 | 개인 |
| 9월 29일 | -1600억원 | +2570억원 | -830억원 |
| 9월 30일 | -1조2840억원 | +1조300억원 | +2000억원 |
| 10월 1일 | +726억원 | -228억원 | -500억원 |
| 10월 2일 | +1조105억원 | -8214억원 | -1370억원 |
자료: 한국거래소 자료를 인용한 각 거래일 마감 보도.
지난주 흐름을 종합하면 코스피의 7000선 회복을 ‘외국인의 한국 주식 재매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주중 지속적으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대신 주 후반 코스피200 선물에서 매도 규모를 줄인 뒤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고, 현물시장에서는 기관과 기타법인이 지수를 지탱했다.
특히 최근 코스피 수급에서는 ‘기타법인’의 역할도 빼놓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면서 기타법인이 두 종목의 주요 매수 주체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 등으로 기타법인은 코스피에서 약 1조4830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이 매수세는 지속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9월 30일 기준 삼성전자는 예정된 자사주 매입 물량의 약 95%를 소화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SK하이닉스 역시 자사주 매입 상당 부분을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매입이 각각 10월 초와 중순께 마무리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 “자사주 매입이 종료됐다”고 표현하기보다는 매입 종료가 임박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단순히 개별 종목 수급에 그치지 않고 지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순매도한 지난주에도 기타법인의 조 단위 매수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존재했던 자사주 매입이라는 고정적인 매수 주체가 사라질 경우 이후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실제 현물 수급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종료 자체가 지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 매입은 여러 수급 요인 중 하나이며, 이후 지수 방향은 외국인 현물 수급과 기관 자금, 반도체 실적 등 다른 변수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지난주 시장에서 확인된 가장 뚜렷한 변화는 지수보다 수급에서 먼저 나타났다. 외국인은 현물을 계속 팔았지만 선물에서는 주 후반 순매수로 돌아섰고, 기관은 그 반대편에서 움직였다. 개인 역시 급락 국면에서는 매수하고 반등 이후에는 대규모 매도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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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다시 7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다음 거래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도 지수의 숫자 자체보다는 이 같은 수급 변화가 이어지는지 여부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현물 매수로 이어지는지, 기관이 매수세를 유지하는지가 국내 증시 수급 구조의 변화를 판단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