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과일 36% 줄고 음료 34% 늘었다…한국인 식탁 10년 새 무엇이 달라졌나
- 30대 이상 남성 80% 이상 나트륨 기준 초과…짜게 먹는 습관 여전
- 식생활 변화와 비만 증가 동시에 나타나…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 못 해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국민은 과일과 곡류·채소를 덜 먹고 육류와 음료를 더 많이 섭취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과일 섭취량은 36% 줄었지만 음료류 섭취량은 34%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이 9월 30일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잠정 결과다. 2025년 자료는 현재 정제·검증 단계로, 상세 통계보고서와 원시자료는 2026년 12월 공개될 예정이다. 확정 과정에서 일부 수치가 조정될 수 있다.
10년 변화를 보여주는 연도별 수치는 각 연도의 인구 연령구성이 다른 점을 고려해 2005년 추계인구를 기준으로 보정했다. 따라서 실제 조사 참여자의 단순 평균을 그대로 비교한 값은 아니다.
다만 음료 증가나 과일 감소가 비만과 만성질환 증가를 직접 일으켰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여러 지표가 같은 기간에 변화했다는 사실이며, 각각의 인과관계를 밝힌 결과는 아니다.

하루 과일 섭취량 169.0g에서 107.7g으로
1세 이상 국민의 하루 평균 과일류 섭취량은 2016년 169.0g에서 2025년 107.7g으로 줄었다. 10년 동안 61.3g, 2016년과 비교하면 약 36% 감소했다.
곡류와 채소류 섭취량도 지난 10년간 감소한 반면 육류 섭취량은 증가했다. 2025년에는 곡류 섭취량이 하루 평균 239.6g으로 전년보다 12.4g 줄었고, 채소류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과일과 채소를 합해 하루 500g 이상 섭취한 6세 이상 국민은 남성 23.4%, 여성 17.7%였다. 성인 가운데 이 비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20대였다. 20대 남성은 10.6%, 여성은 7.5%만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
이 수치는 과일과 채소를 각각 500g씩 먹었다는 뜻이 아니다. 하루 동안 섭취한 과일과 채소의 합계가 500g 이상인 사람의 비율이다. 특정 개인에게 필요한 정확한 양은 나이와 활동량,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음료류 섭취량 10년 동안 72.5g 증가
하루 평균 음료류 섭취량은 2016년 211.8g에서 2025년 284.3g으로 증가했다. 10년 동안 72.5g, 약 34% 늘어난 것이다.
2024년과 비교해도 7.9g 증가해 장기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2025년에는 특히 여성의 음료 섭취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음료류’는 탄산음료나 당류 음료만을 뜻하지 않는다. 커피와 차, 과일·채소음료 등 조사 분류에 해당하는 여러 음료가 포함된다.
이번 발표 자료에는 음료 종류별 10년간 변화와 각각의 첨가당 함량이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음료류가 34% 증가했다’는 결과를 ‘탄산음료가 34% 늘었다’거나 ‘당 섭취가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고 바꿔 표현해서는 안 된다.
총당과 첨가당은 같은 개념 아냐
2025년 총에너지 가운데 총당으로 섭취한 에너지 비율은 남성 12.1%, 여성 14.2%였다. 총당이 하루 섭취 열량의 20%를 넘은 사람은 남성 11.9%, 여성 18.4%로 나타났다.
총당은 가공식품을 만들거나 조리할 때 넣은 당뿐 아니라 과일과 우유 등 식품에 본래 들어 있는 당까지 포함한다. 음료나 과자 등에 추가한 첨가당만을 뜻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가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하는 ‘유리당’과도 범위가 다르다. 유리당은 식품 제조·조리 과정에서 넣은 당에 꿀과 시럽, 과일주스 등에 들어 있는 당을 포함하지만 온전한 과일과 채소, 우유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은 제외한다.
따라서 총당 섭취 비율만으로 단 음료나 가공식품을 얼마나 먹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개별 제품을 선택할 때는 영양정보에서 총열량과 당류 함량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섭취 열량 줄었지만 지방 비율은 높아져
2025년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은 남성 2052㎉, 여성 1557㎉였다. 2024년보다 남성은 84㎉, 여성은 23㎉ 줄었다.
전체 섭취 열량이 감소했다고 식생활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같은 열량이라도 어떤 식품과 영양소를 통해 섭취했는지에 따라 식사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체 에너지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한 비율은 남성 55.5%, 여성 55.8%로 전년보다 각각 1.0%포인트와 1.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지방으로 섭취한 에너지 비율은 남녀 모두 28.7%로 높아졌다. 남성은 전년보다 1.8%포인트, 여성은 2.0%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0·30대 남녀는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이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제시하는 적정 범위의 상한인 30%를 넘어섰다.
지방을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생선과 견과류, 식물성 기름에 포함된 불포화지방과 포화지방·트랜스지방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지방의 전체 섭취량뿐 아니라 어떤 식품에서 지방을 섭취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20대는 에너지 부족, 50대는 과잉 비율 높아
필요한 양보다 에너지를 적게 섭취한 사람은 남성 36.5%, 여성 40.2%였다. 20대 남성은 47.7%, 여성은 48.9%로 성인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대로 필요량보다 에너지를 많이 섭취한 비율은 남성 14.5%, 여성 11.8%였다. 성인 중에서는 50대가 가장 높아 남성 18.7%, 여성 16.5%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젊은층은 건강하게 소식하고 중년층은 모두 과식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섭취 열량이 부족한 사람도 지방과 당류 비중이 높고 과일·채소가 부족할 수 있다. 에너지 섭취가 적절하더라도 식품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2025년 저체중 유병률은 남성 2.4%, 여성 9.5%였다. 특히 20대 여성은 19.9%로 가장 높았다. 성인 비만이 증가하는 한편 일부 젊은층에서는 저체중과 에너지 부족 문제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
나트륨 3043㎎…30대 이상 남성 80% 넘게 기준 초과
2025년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043㎎으로 전년보다 32㎎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감소하는 흐름이지만 2024년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30대 이상 남성의 80% 이상이 나트륨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보다 많이 섭취했다.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은 건강한 인구집단에서 이보다 적게 섭취할 경우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기준이다.
나트륨은 소금뿐 아니라 국과 찌개, 면류의 국물, 김치와 장류, 가공식품, 배달·외식 음식 등 여러 경로로 섭취한다. 가정에서 소금 사용만 줄였다고 전체 나트륨 섭취가 충분히 감소했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식품의 영양정보를 볼 때는 제품 1회 제공량이 아니라 실제로 먹는 양을 기준으로 나트륨 함량을 계산해야 한다. 국이나 찌개는 국물을 적게 먹고, 양념과 소스는 따로 받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방식도 나트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만 증가와 식생활 변화는 ‘동시에 나타난 현상’
같은 기간 성인 비만 유병률은 2016년 34.8%에서 2025년 39.5%로 상승했다. 과일과 곡류·채소 섭취는 감소했고 음료와 육류, 지방 섭취는 증가했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음료를 더 마셔 비만이 늘었다거나 과일 섭취 감소가 만성질환 증가를 일으켰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연도별 결과는 같은 사람을 10년 동안 계속 관찰한 자료가 아니다. 매년 선정한 조사 대상의 건강·영양 상태를 분석해 전체 국민의 변화를 추정한다.
비만과 만성질환에는 전체 섭취 열량과 식품 구성뿐 아니라 신체활동, 수면, 음주, 흡연, 유전적 요인, 복용약과 질환, 소득과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번 조사로 확인된 것은 식생활과 만성질환 지표가 같은 기간에 각각 변화했다는 사실이다.
‘덜 먹기’보다 식탁의 구성을 살펴야
지난 10년간의 변화는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건강한 식생활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 과일·채소는 식사에 나눠 포함하기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매 끼니 채소 반찬을 포함하고, 간식이나 후식의 일부를 신선한 과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주스는 온전한 과일과 영양 구성이 같지 않으므로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
▲ 음료는 종류와 영양정보 확인하기
음료류 전체를 피하기보다 제품의 열량과 당류, 카페인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물을 기본 음료로 선택하고 단 음료를 반복해서 마시는 습관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지방은 양과 종류 함께 살피기
튀김과 가공육,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자주 먹는지 확인하고 생선·콩류·견과류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 나트륨은 국물·양념·가공식품까지 계산하기
소금만이 아니라 국물과 소스, 김치, 즉석식품과 외식에서 섭취하는 나트륨을 함께 줄여야 한다.
식생활은 개인의 선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식품 가격과 구매 접근성, 근무시간, 1인가구의 조리 여건, 배달·외식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과일과 채소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급식·외식 환경과 알아보기 쉬운 영양표시, 연령별 영양상담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 편은 ‘시니어 사회적 고립과 건강’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후속 3편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낮아진 사회적 지지와 고령층의 삶의 만족도를 살펴본다. 혼자 사는 것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의 차이, 외로움과 건강의 관계를 어디까지 해석할 수 있는지, 가족과 지역사회가 확인해야 할 신호를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