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신고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부터 피해 입증과 보호조치, 심의 이후 대응까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BTF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문제연구소가 상담기록 825건, 총 16만6,410문장을 분석한 결과다.
“지금 신고하는 게 맞을까요?”, “신고하면 학교생활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정신적 피해는 어떻게 입증해야 하나요?” 재단이 소개한 상담 질문들이다. 피해를 알리고 도움을 구하고 싶어도 이후의 학교생활이 걱정되고, 피해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지 몰라 망설이는 학생과 보호자의 처지가 담겼다.
연구진은 2024년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에 접수된 상담 내용을 그대로 옮긴 축어록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교육문화연구』 제32권 제4호에 게재됐다. 재단에 따르면 해당 상담전화에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1,700건의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
학생과 보호자 등의 이야기는 9개 주제로 나뉘었다. 사건 경위와 심리·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신고 여부와 대응 방향, 학교 및 가해 측과의 갈등, 사실 확인의 어려움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보호조치와 피해 입증 부담, 심의 결과와 후속 대응에 관한 질문도 포함됐다.
상담 초반에는 사건 정황과 피해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두드러졌고, 중반에는 학교·가해 측과의 갈등과 절차 진행의 어려움이 부각됐다. 후반에는 조치 수준과 이후 대응을 점검하는 내용이 늘었다. 상담사도 상황 파악과 신고 안내에서 시작해 의사결정을 돕고, 심의·조치와 사후 대응을 설명하는 흐름을 보였다.
상담사가 다룬 내용은 8개 주제로 분류됐다. 사안 처리 절차를 안내하고 대응 방법을 함께 검토하는 일 외에도 부모와 자녀의 대화 지원, 심리·법률상담과 학교안전공제회 등 지원 자원 연계가 포함됐다.
연구진은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해결 과정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이 같은 도움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전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종익 BTF푸른나무재단 상임대표는 “학교폭력 피해는 폭력이 발생한 순간에 끝나지 않으며, 피해학생과 보호자는 이후에도 수많은 선택과 판단 앞에 놓인다”며 “학교폭력 전문상담이 이 과정에서 혼란을 정리하고 다음 대응을 찾도록 돕는 실질적인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문제연구소는 상담과 실태조사, 현장 사례를 학술연구와 연계해 피해학생 보호·회복과 대응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을 이어갈 계획이다. 학교폭력 관련 상담은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 1588-9128에서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