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숏폼 과몰입’ 사회문제로…알고리즘 규제·보호 가이드라인 논의 본격화

짧고 강한 영상 반복 노출에 수면·학습·집중력 저하 우려…청소년 맞춤형 추천·이용유도 기능 제한 등 제도적 보호장치 필요성 제기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이른바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청소년들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과도한 이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십 초에서 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개인의 관심사에 맞춘 콘텐츠가 자동 추천되는 구조가 이용 시간을 늘리면서,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수면과 학습, 집중력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청소년 디지털 과의존과 관련해 스마트폰 과의존을 ‘이용에 대한 조절력이 감소해 문제적인 결과를 경험하는 상태’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제공하고, SNS 서비스 자체도 이용을 지속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표현 역시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주 등장한다. 다만 이를 하나의 의학적 진단명처럼 단정하기보다는 반복적인 자극과 보상 구조가 이용 습관과 자기조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다 신중한 접근이다.

 

실제 해외 연구에서도 청소년의 과도한 숏폼 이용과 수면 문제가 서로 관련돼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중국 고등학생 1,62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숏폼 영상의 문제적 이용과 수면의 질, 사회불안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다만 이러한 연구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숏폼 이용이 모든 정신·신체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국내에서는 문제를 개인이나 가정의 사용 습관만으로 해결하기보다 플랫폼의 설계 단계에서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법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2026년 3월 국회에 발의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는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자동 정보추천 알고리즘을 제한하고 연령 확인 및 아동 가입 시 보호자 동의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법안의 제안 이유에는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42.6%에 달한다는 정부 조사 결과도 인용됐다. 현재 해당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다.

 

같은 달 발의된 또 다른 개정안은 한층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미성년자 계정의 개인맞춤형 추천과 이용시간을 증가시키는 ‘이용유도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한하고, 과의존 및 정신건강 관련 위험 경고와 보호설정·추천 기능 차단 방법 등을 이용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법안 역시 2026년 4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돼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현재 청소년보호법도 매체물의 오용·남용으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과 가족에게 상담·교육·치료·재활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숏폼과 SNS의 자동추천 알고리즘, 무한 스크롤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설계 방식까지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문제는 별도의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와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는 2025년 청소년의 디지털 환경과 정신건강을 다룬 정책자료에서 디지털 기술 이용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함께 존재하며 개인과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순히 ‘사용시간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방식’보다는 취약한 청소년 보호, 플랫폼 설계 개선, 디지털 교육 등 여러 접근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청소년 숏폼 과몰입 문제는 ‘휴대전화를 적게 보라’는 개인의 절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가정과 학교의 미디어 교육뿐 아니라 플랫폼의 알고리즘 설계와 연령별 보호장치, 이용시간 관리 기능, 위험정보 고지 등 사회적 안전망을 어디까지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년이 디지털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성장 과정에서 과도한 자극과 이용유도 장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향후 제도 논의에서는 규제의 실효성과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책임, 청소년의 자율성을 함께 고려한 세밀한 기준 마련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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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22 17:51 수정 2026.09.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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