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진 뒤에도 반복해서 연락하고 찾아오거나, 연인 사이의 다툼이 협박과 폭행으로 번진다면 더 이상 단순한 관계 갈등으로만 볼 수 없다.
올해 들어 스토킹과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가 11만 건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3년여 동안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으로 입건된 피의자가 이후 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살인 또는 살인미수를 저지른 사례도 501건으로 집계됐다.
두 통계의 기간과 대상은 서로 다르지만, 관계성 범죄에서 신고 이후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하루 457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명구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스토킹과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는 총 11만1,014건이었다.
스토킹이 3만6,944건, 교제폭력이 7만4,070건으로 하루 평균 약 457건이다. 계산하면 약 3분마다 한 건꼴이다. 스토킹 신고는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월 5천 건대를 기록했다.
입건 뒤에도 같은 피해자에게 살인·미수 501건
더 무거운 통계도 나왔다.
정춘생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으로 입건된 피의자가 이후 같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살인 또는 살인미수를 저지른 사례는 501건이었다.
가정폭력이 317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제폭력 126건, 스토킹 58건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68건이 발생했다.
다만 이 501건을 올해 112 신고 11만1,014건과 직접 비교해 “신고 사건 가운데 얼마가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기간도 다르고, 한쪽은 112 신고 건수이고 다른 한쪽은 입건된 피의자의 후속 범죄 사례이기 때문이다. 일반 범죄와의 직접적인 악화율 비교 통계도 현재 별도로 확인되지 않는다.
신고 이후 ‘분리와 보호’가 중요
관계성 범죄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의 거주지와 생활패턴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신고 이후에도 접근이나 보복 위험이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특성 때문에 피해자와 가해자를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고위험 사례를 조기에 관리하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도 지난 7월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가해자 위치정보 알림, 민간경호·지능형 CCTV 확대, 고위험 징후를 살피는 ‘레드플래그 10’ 보급 등 20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과제는 시행 중이며 일부는 입법·추진 단계다.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핵심은 단순히 신고가 많다는 데 있지 않다. 스토킹·교제폭력은 신고한 순간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 피해자의 안전이 실제로 확보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