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가 실시한 조사에서 대화형 인공지능(AI)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AI에게 개인적인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앰아이(대표 조민희)는 전국 만 20~59세 대화형 AI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와의 감정교류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AI 이용 목적과 감정 대화 경험을 비롯해 AI에게 이야기하는 주제와 이용 이유, AI와의 관계에 대한 수용 범위 및 우려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AI에게 개인적인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7.1%로 집계됐다. 아직 경험은 없지만 향후 AI에게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8%였으며, 경험과 향후 의향이 모두 없다는 응답은 22.1%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감정 대화 경험률이 6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65.6%, 40대 50.4%, 50대 44.8% 순으로 조사됐다.
AI 이용 빈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최근 6개월간 AI를 주 1회 이상 이용한 응답자의 감정 대화 경험률은 62.9%로, 주 1회 미만 이용자의 33.0%보다 29.9%포인트 높았다.
AI와 감정 대화를 경험한 이용자들이 주로 이야기한 내용은 일상적인 고민이었다.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56.7%로 가장 많았으며, 직장·학업 문제 49.6%, 인간관계 46.1%, 진로·미래에 대한 고민 32.9%가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24.0%는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AI에게 이야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AI와의 감정 대화가 특정한 상황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인간관계, 진로 등 다양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I에게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하는 이유에서는 대화 상대의 부재보다 AI의 접근성과 대화 편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언제든 대화할 수 있어서’가 40.3%로 가장 많았고, ‘사람에게 하기 어려운 말도 할 수 있어서’ 39.1%,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돼서’ 37.7%, ‘비교적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37.5% 순이었다.
‘이야기할 사람이 마땅히 없어서’라는 응답은 29.2%였다. 다만 1인 가구 응답자에서는 해당 비율이 40.4%로 전체 응답보다 11.2%포인트 높게 나타나 개인의 관계 환경에 따라 AI를 대화 상대로 선택하는 이유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I와의 관계에 대한 수용 범위에서는 일상적인 대화 수준과 정서적 관계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AI가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이어갈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일상적인 대화 상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59.1%였으며,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는 50.2%, ‘친구처럼 느끼는 관계’는 41.2%였다.
반면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상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35.5%, ‘연애 감정을 느끼는 관계’는 26.3%로 관계의 성격이 깊어질수록 수용 비율이 낮아졌다.
감정 대화 경험 여부에 따라서도 AI와의 관계 수용도에 차이가 있었다.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상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감정 대화 경험층에서 50.3%였지만, 감정 대화 경험이 없고 향후에도 의향이 없는 층에서는 7.2%로 나타났다.
한편 AI와 감정 대화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우려도 조사됐다.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잘못된 조언이나 정보 제공’으로 46.5%였으며, ‘개인정보·대화 내용 유출’이 46.2%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전문적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AI에 의존할 가능성’ 37.8%, ‘AI에 대한 정서적 의존’ 37.5%, ‘AI가 사람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 33.4%, ‘AI의 반응을 실제 감정처럼 받아들일 가능성’ 31.8%, ‘사람과의 대화나 관계 감소’ 30.1% 등이 우려 사항으로 조사됐다. 특별히 우려되는 점이 없다는 응답은 5.9%였다.
특히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AI에 의존할 가능성을 우려한 비율은 감정 대화 경험층에서 41.0%로, 미경험·향후 무의향층의 31.7%보다 9.3%포인트 높았다. AI와 감정 대화를 경험한 이용자들 역시 AI에 대한 의존 가능성과 인간관계 변화에 대한 우려를 함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는 AI에게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해 본 이용자가 절반을 넘어섰지만, AI와 대화하는 것과 AI를 정서적인 관계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차이가 나타났다”며 “사람들이 AI를 어떤 순간에 찾고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뿐 아니라 어디에서 관계의 경계를 설정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일상적인 대화 영역까지 들어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용 경험 자체뿐 아니라 개인의 관계 환경과 정서적 상황에 따라 AI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피앰아이가 자체 기획·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해 공개하는 ‘피앰아이 insight | AI와의 감정교류 인식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보고서에는 AI 이용 목적과 감정 대화 이후 체감 경험, 외로움 경험 빈도에 따른 차이, AI와 가능한 관계 및 주요 우려 등에 대한 분석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