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시장 정보의 통합 창구를 표방하며 13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한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간된 신간의 77%가 전산망에서 빠진 데다 대형 온라인 유통채널의 판매자료도 반영되지 않아 통계의 신뢰성과 대표성이 갖지 못하고 있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5년 발행된 신간은 모두 7만 4654종이다.
이 중 전산망에 도서정보가 올라온 책은 1만 7057종으로 전체의 22.85%에 머물렀다. 출간 도서 5만7597종은 집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산망 등록 비율은 정식 개통 당시인 2021년 5.54%에서 2022년 9.45%, 2023년 14.94%, 2024년 18.98%로 해마다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22.85%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신규 출간 도서 4권 가운데 1권도 온전히 확보하지 못했다.
판매량이 많은 인기 도서의 누락도 적지 않아 교보문고가 집계한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러 1~50위 중 전산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책은 23종 뿐이었다.
나머지 27종은 등록되지 않았으며 판매순위 2위에 오른 양귀자 작가의 '모순'도 포함됐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출판사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저자, 가격 등 정보를 올리면 서점과 유통사가 상품 등록과 판매에 활용, 판매자료를 바탕으로 시장 통계를 생산하는 체계다.
2018년 구축에 착수해 2021년 9월 문을 열어 구축·운영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17억 9100만 원이 집행, 올해 편성액 16억 원을 더하면 투입 예산은 133억 9100만 원에 달한다.
정보의 실제 유통 실적도 저조했다. 올해 8월까지 쌓인 메타데이터는 67만 3739건이지만 교보문고·예스24 등 외부 유통업체에 전송된 도서는 4만 6278건이었다. 단순 환산하면 전체 데이터의 6.9% 수준이다.
출판사가 기존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이나 자체 프로그램에 입력한 정보를 전산망에 다시 올려야 하는 구조가 참여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출판사의 정보 등록을 강제할 법적 근거도 없어 자발적인 협조에 기댈 수밖에 없다. 가입과 정보 전송을 법으로 규정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공연예술통합전산망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쿠팡은 2024년 판매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운영위원회가 대형 전자상거래업체의 시장 영향력 등을 우려해 연계안을 부결했다.
진 의원은 “신간 대부분과 주요 유통채널의 실적이 빠진 통계로는 출판유통 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며 “출판사의 중복 입력을 해소하고 기존 관리체계와 연동할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