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의 배경으로 민선 8기 당시 부서 간 협업 부족과 연말 예산 미편성을 지목했다.
세출 부서와 재원 마련 부서뿐 아니라 도지사와 실·국 사이에서도 재정 상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대응 시기를 놓쳤다는 진단이다.
추 지사는 지난 16일 열린 주간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도 재정 논란과 관련해 “첫 업무보고가 비전 중심으로 이뤄져 구체적인 예산 상황까지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보고를 다시 받는 과정에서 도가 처한 재정 여건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내부 조정 기능의 부재를 꼽았다. 사업을 집행하는 부서와 재원을 확보하는 부서가 긴밀하게 협의하지 않았고, 이를 총괄해야 할 도지사와 각 실·국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사업의 경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예산만 반영됐을 뿐 10∼12월 집행분은 편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이를 두고 “연말 석 달 치 살림 계획 없이 가계부를 넘겨받은 것과 같다”며 “가용 재원까지 이미 소진돼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민생예산 삭감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민선 9기 들어 기존 예산을 줄인 것이 아니라 전임 도정에서 연말 집행분 자체가 편성되지 않았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추 지사는 “비어 있는 석 달 치 예산을 새로 마련하는 과정에서 민생예산을 삭감했다는 오해가 생겼다”며 “도가 편성된 예산을 임의로 깎은 것이 아니라 애초 반영되지 않았던 예산을 채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재정의 구조적 취약성도 거론했다. 경기도는 인구와 출생아 수, 고령인구가 모두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복지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지만, 주요 세입원인 취득세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추 지사에 따르면 한때 11조 원 규모였던 도의 취득세 수입은 최근 8조 원대로 3조 원 이상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의 영향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약 4000억 원의 세입이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는 개발사업과 부동산 거래에 의존해 온 기존 세입 구조로는 늘어나는 복지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지방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지사는 “현행 지방세 체계를 제도적으로 손보지 않으면 경기도가 재정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 정상화를 위한 해법으로는 도의회와 집행부 간 상시 협의를 제시했다. 유사·중복 사업을 조정하고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도지사와 실·국, 도의회가 주요 재정 현안을 수시로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를 극복하려면 결국 소통해야 한다”며 “도지사실을 항상 열어두고 도의회, 각 실·국과 현안을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경지 오염 실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구축과 경기북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 방안 등 주요 도정 현안도 논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