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atrix Images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기여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사회와 노동·종교계가 한국군 파병 검토 중단을 촉구하며 48시간 긴급행동에 돌입했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한반도평화행동 등 550여개 단체가 참여한 '미국 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 긴급행동'은 15일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파병 압박을 거부하고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존 '침략전쟁규탄 파병반대 평화행동'을 '미국 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 긴급행동'으로 전환하고 전국 단위의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릴레이 피케팅과 행진 등을 이어가며 48시간 긴급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최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작전 여건과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조사단을 파견한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국방부는 현지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며 파병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사회는 현지조사와 향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 가능성이 파병 검토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헌법 제5조의 침략적 전쟁 부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군함이나 해상초계기, 병력 등을 비전투 임무나 항행의 자유를 위한 지원으로 파견하더라도 군사적 개입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파병이 이뤄질 경우 현지에 체류하는 국민과 선박, 파견 장병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가 군사적 대응보다 종전과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선우 스님을 비롯해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진영종 한반도평화행동 공동대표,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이정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종훈 진보당 대표와 김윤기 정의당 대표,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 등 정당 관계자들도 정부에 파병 논의를 중단하고 국회가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김종훈 대표는 파병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기보다 국민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윤기 대표는 정부가 군사적 기여보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공동대표도 비전투 임무를 명분으로 한 파견이라도 전쟁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라는 성격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는 오는 17일 예정된 NSC를 앞두고 정부의 파병 관련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48시간 긴급행동을 이어가고 전국으로 반대 행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대응 방안을 놓고 파병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기여 가능성을 검토하면서도 구체적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에는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관련 논의를 신중하게 진행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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