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호프’ 북미서 터졌다…개봉 첫 주 500만 달러, 한국영화 새 흥행 신호탄

북미 1,560개 스크린서 대규모 개봉…주말 박스오피스 8위 안착

개봉일 110만 달러로 출발해 누적 약 500만 달러…초반 흥행 경쟁력 확인

나홍진 특유의 장르 변주·액션에 현지 평단 주목…조인성·정호연 프로모션도 가세

포스터=영화 호프 공식 홈페이지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북미 극장가에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 대규모 스크린을 확보해 개봉한 데 이어 첫 주 약 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면서 한국영화의 북미 시장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15일 배급사 발표와 박스오피스 집계 내용을 종합하면 ‘호프’는 지난 9일 현지에서 북미 1,560개 스크린 규모로 관객과 만났다. 개봉 당일에는 약 110만 달러를 거둬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으며, 11일부터 13일까지 주말 3일간 약 331만5,000달러를 기록해 주말 박스오피스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봉 이후 누적 수익은 약 500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번 성적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한 매출 규모만이 아니다. 한국영화가 북미에서 1,000개를 훌쩍 넘는 스크린을 확보하고 대중적인 흥행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배급사 측은 1,560개 스크린 개봉이 한국영화 가운데 ‘기생충’ 이후 큰 규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비영어권 아시아 실사영화가 북미 주요 상업영화들과 같은 시기에 경쟁하면서 주말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진입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미 1,560개 스크린…‘호프’가 넓힌 한국영화의 무대

 

 

‘호프’의 북미 성적을 바라볼 때 먼저 살펴볼 부분은 개봉 규모다. 북미 시장에서 외국어 영화는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더라도 제한된 극장에서 먼저 상영한 뒤 관객 반응에 따라 상영관을 확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호프’는 처음부터 1,560개 스크린이라는 비교적 넓은 접점을 확보하면서 관객과 만났다는 점에서 출발 방식부터 달랐다.

 

 

흥행 지표도 뒤따랐다. 개봉 첫날 약 11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첫 주말에는 331만5,000달러가량을 벌어들이며 전체 8위에 올랐다. 주말 기준 스크린당 평균 매출은 2,125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개봉 초기 성적만 놓고 장기 흥행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북미 시장에서 한국영화가 대규모 개봉을 통해 상업영화들과 직접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이번 개봉은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과거에는 영화제 수상이나 평단의 평가를 기반으로 소규모 상영에서 입소문을 확대하는 전략이 주요 경로였다면, ‘호프’는 감독과 배우의 인지도, 작품의 장르적 특성, 국제영화제 화제성 등을 결합해 보다 넓은 시장에 진입했다. 북미에서 ‘기생충’을 배급했던 네온이 ‘호프’의 현지 배급을 맡았다는 점 역시 시장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지 평단도 주목한 나홍진의 장르적 승부수

 

 

흥행의 지속성을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작품에 대한 평가다. ‘호프’는 북미 개봉 이후 현지 매체들로부터 나홍진 감독 특유의 연출과 속도감, 액션 등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는 자동차 추격과 승마를 포함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연출에 주목했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완급 조절과 반전, 액션을 주요 강점으로 평가했다. 더 데일리 비스트와 시카고 리더 역시 작품의 상상력과 지속적인 움직임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언급했다.

 

 

평점 지표에서도 초기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뉴스1이 14일 보도한 집계에 따르면 당시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평가를 반영한 토마토미터는 80%, 관객 평가 지표는 79% 수준이었다. 다만 온라인 평점은 참여자 수와 시간이 흐르면서 변동될 수 있어 장기적인 평가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호포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현실적인 공간에서 출발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과 장르 변화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나 감독은 뉴욕 현지 행사에서 자신이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작품의 제작 배경을 설명하면서, 관객의 예상 범위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장르와 코미디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조인성·정호연 북미 프로모션…첫 주 흥행 이후가 중요하다

 

 

영화의 북미 행보는 극장 상영에만 머물지 않는다. 나홍진 감독과 조인성, 정호연은 뉴욕을 비롯한 북미 주요 도시에서 현지 관객 및 언론과 직접 만나며 작품 알리기에 나섰다. 뉴욕 스크리닝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등에서 관객과 만났으며, 나 감독은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프로모션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지 프로모션은 개봉 초반의 관심을 실제 관람으로 연결하고 입소문을 확산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호프’처럼 감독의 개성과 세계관이 강한 작품은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 작품의 제작 배경과 연출 의도를 전달하는 것이 추가적인 관심을 끌 수 있다.

 

 

조인성은 현지 행사에서 나홍진 감독과 작업하고 싶었다는 점을 밝히며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고, 정호연 역시 기존에 경험하지 않았던 여러 시도를 통해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다. 감독과 배우가 직접 북미 여러 도시를 찾는 방식은 작품 자체의 화제성과 배우들의 글로벌 인지도를 함께 활용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호프’의 북미 첫 주 약 500만 달러는 하나의 흥행 숫자이면서 동시에 한국영화의 해외 시장 확장을 가늠할 새로운 사례가 되고 있다. 북미 1,560개 스크린 개봉, 개봉일 박스오피스 2위 출발, 첫 주말 8위라는 흐름은 적어도 개봉 초기 시장에서 작품이 일정 수준의 관심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호프’는 지난 7월 개봉한 뒤 4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으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을 통해 해외 영화계에도 먼저 이름을 알렸다. 여기에 북미 개봉 초기 성적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영화가 국제영화제의 작품성 평가와 상업적 배급을 함께 연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첫 주의 화제성이 두 번째 주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상영 규모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관객 입소문이 추가 흥행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해야 북미에서의 최종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500만 달러를 장기 흥행 성공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첫 번째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럼에도 ‘호프’가 보여준 출발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한국영화가 북미에서 소수 관객을 겨냥한 제한 개봉을 넘어 1,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상업영화들과 박스오피스 순위를 놓고 경쟁하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생충’이 한국영화에 대한 세계 관객의 인식을 크게 넓혔다면, 이후 작품들이 그 관심을 얼마나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전환하느냐가 다음 과제가 됐다.

 

 

‘호프’의 약 500만 달러는 그래서 종착점보다는 출발선에 가깝다. 나홍진 감독의 장르적 실험과 배우들의 글로벌 인지도, 북미 배급망이 만들어낸 초기 성과가 장기 흥행으로 연결될지, 그리고 또 다른 한국영화의 대규모 북미 개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작성 2026.09.15 20:35 수정 2026.09.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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