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재정 비상’인데…도의회 상임위는 줄줄이 제주행

5465억 원 세출 구조조정 속 업무보고·예산회의 추진

경기도의회 청사./제공=도의회


경기도가 재정 악화를 이유로 ‘비상 상황’을 선포하고 5000억 원이 넘는 예산 감축에 착수했으나 경기도의회 일부 상임위원회가 제주도에서 업무보고와 예산 심의를 위한 회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무보고를 명분으로 집행부와 산하기관 관계자까지 제주도로 불러들이는 것은 재정 상황과 동떨어진 행보라는 지적이다.


15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다음 달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간 제주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오는 11월 3일 개회하는 제394회 정례회에 대비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소관 부서의 2027년도 본예산안과 업무 추진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참석 인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도의원 13명과 전문위원실 직원, 정책지원관 등 모두 24명이다. 여기에 경기도 집행부와 산하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별도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실제 참가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노동위원회 역시 다음 달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에서 ‘2027년 본예산 대비 현장정책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첫날에는 경기도 집행부로부터 주요 업무와 본예산 사업 설명을 듣고, 이튿날에는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보고와 예산 설명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이들 위원회 외에도 복수의 상임위가 다음 달 제주 방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기획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제주도에서 관련 일정을 정하고 소관 부서의 업무보고를 청취 후 제주과학탐구체험관을 둘러본 뒤 도교육청 집행부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도의회의 잇따른 제주도행은 경기도가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과 맞물려 도청 안팎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도는 재정난을 이유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5465억 원 규모의 지출을 줄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청 내부 익명 게시판 ‘와글와글’에는 “재정 비상 상황에 바쁜 실·국장들을 제주도까지 불러야 하느냐”, “업무보고를 굳이 휴양지와 호텔에서 받을 이유가 무엇이냐”, “집행부에 행사 비용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도의회 내부에서도 장소 선정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도의회 관계자는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반드시 제주도까지 가야 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 방문을 검토 중인 한 상임위 관계자는 “원 구성 이후 의원들이 소통할 기회가 부족해 워크숍 등을 겸한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 검토 단계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작성 2026.09.15 08:03 수정 2026.09.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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