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없는 환자의 마지막 결정권, 국가가 나선다—연명의료 결정 제도 8년 만의 손질

제도 시행 8년, 보건복지부 특별전문위원회 출범

가족 부재 환자 결정권의 법적 공백과 임상 부담

국가 책임의 확대, 초고령사회에서 남는 쟁점들

제도 시행 8년, 보건복지부 특별전문위원회 출범

 

2026년 9월 9일, 보건복지부가 연명의료결정제도 개선을 공식화했다. 제도 시행 8년(2018년 시행) 만에 정부가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대한 전환점이다. 특히 가족 관계가 단절되거나 연고가 없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방식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온 점은 단순한 절차 개선을 넘어, 국가가 '누구의 마지막을 책임질 것인가'라는 근본 물음에 정면으로 응답하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는 특별전문위원회 첫 회의를 2026년 9월 9일에 개최하고 연말까지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보건복지부, 2026.9.9). 위원회는 의학·윤리·환자단체·법조계·종교계·언론 등 14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 같은 구성은 다양한 관점을 수렴하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핵심 쟁점, 즉 가족이 없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행정적 기준 부재를 해소하지 못하면, 임상 현장의 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제도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이번 개선 논의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통계청, 2022)는 한국이 2025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가족 돌봄의 물리적·사회적 역량을 약화시키고, 연고 없는 고령층이 증가하는 현실로 이어진다.

 

제도 설계가 이러한 인구구조 전환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현장과의 괴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장의 윤리적·법적 부담도 쌓여 있다.

 

2018년 제도 시행 이후 의료진은 환자의 의사표시가 분명하지 않거나 가족이 없을 때 '중단·유보' 결정의 최종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지 반복적으로 고심해왔다. 이런 상황은 의료진의 방어적 진료를 초래하고, 불필요한 연명의료로 이어질 위험을 낳는다. 제도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실에서는 의료 현장에 추가적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도 시행 초기부터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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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부재 환자 결정권의 법적 공백과 임상 부담

 

법적 공백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논거다. 가족이 없는 환자들이 제도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면, 사회경제적 약자와 고립된 노년층이 실질적으로 불리한 처우를 받게 된다.

 

이는 개별 사례의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복지제도의 형평성과 직결된다. 제도 개선이 단지 절차적 완비에 그칠 경우, 제도의 혜택은 사회적 자본이 있는 계층에게 편중될 가능성이 있다. 본지 확인 결과, 해외 사례는 결정권 부여 방식이 다양함을 보여준다.

 

일부 국가들은 법적 대리인 제도나 공적 보호자 제도를 통해 가족 부재 상황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왔다. 한국은 아직 일관된 대체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보건복지부의 개선 작업은 이들 모델을 검토하면서도, 한국적 맥락에서의 책임 분배와 자원 투입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논의 과정에서 비용·행정 편의성보다 환자의 존엄과 형평성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상되는 반론 중 하나는 '가족이 없는 환자에 대한 국가 개입은 개인의 사적 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적 자율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반론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현실은 사적 네트워크의 약화가 보편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통계청, 2022).

 

따라서 국가의 최소한의 개입은 사적 자율의 대체가 아니라 그 보완이며, 형평성 확보를 위한 공적 장치로서 정당화된다. 국가 개입의 형태와 범위는 법적 기준·절차·감시 장치를 통해 제한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번 개선 논의는 한국 복지체계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확장 가능성도 제시한다.

 

단기적으로는 법적 근거 보완과 임상 지침 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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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권고안은 이 방향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대체 의사결정인 지정, 공적 후견인·옹호인 체계 정비, 사전연명의료의향서(Advance Care Planning) 활성화 등 제도적 인프라가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복지·법률·사회보호의 경계를 재설계하는 과제와 맞닿아 있다.

 

 

국가 책임의 확대, 초고령사회에서 남는 쟁점들

 

보건복지부 특별전문위원회 출범(2026.9.9)은 연명의료 결정의 공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시도다. 특히 가족 없는 환자의 결정권 보장은 단순한 법 조문 개선을 넘어, 복지체계의 재분배와 의료윤리 기준을 다시 세우는 문제다.

 

연말 권고안은 중요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법적 근거 보완, 임상 지침의 세부화, 공적 대리인 체계 구축이라는 세 축이 병행돼야 한다. 한국 사회가 '누구의 마지막'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번 위원회가 제시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사회·복지 관련 법률·윤리 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연명의료 신청·수급·사회서비스 이용에 관한 결정 자체를 대체하지 않는다.

 

연명의료와 관련된 조치나 절차는 반드시 해당 의료기관, 보건복지부 지침, 관련 법령(예: 호스피스·연명의료결정법 등)과 최신 고시·지침을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기사에 제시된 제도적 효과는 개인별 상황·시기·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최종 결정은 법적 절차와 임상 판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FAQ

 

Q. 가족이 없는 환자는 현재 어떻게 연명의료 결정을 받나?

 

A. 현재는 환자가 사전에 작성한 연명의료계획서나 의향서가 없는 경우, 의료진이 가족과 상담을 거쳐 결정하는 관행이 일반적이다. 가족이 전혀 없거나 관계 단절이 확인되면 의료진은 임상윤리위원회나 법적 대리인을 통해 결정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일관된 법적 기준이 부족해 기관별로 편차가 크고, 의료진이 법적 책임을 과도하게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의 개선 권고안이 마련되면 이러한 절차가 표준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공적 대리인 제도 도입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권고안의 내용에 따라 가족 없는 환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 수준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Q. 일반 시민은 연명의료 결정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우선 본인의 의사와 가치관을 문서화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 준비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두면 위급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가 우선 반영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또는 지정된 등록기관을 통해 작성할 수 있으며, 서류 작성 후 등록이 완료돼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또한 가족·친지와 삶의 마지막에 관한 의사를 사전에 충분히 공유해 두는 것이 분쟁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실용적 방안이다. 의료진과의 사전 상담을 통해 본인 상태에 맞는 연명의료 범위를 구체적으로 논의해 두는 것도 권장된다.

 

Q. 이번 개선 논의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쟁점은 무엇인가?

 

A. 보건복지부 특별전문위원회가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쟁점은 가족이 없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을 누가, 어떤 절차로 내릴 것인가의 문제다. 현행 법률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의료 현장에서 기관별로 다른 방식이 적용되어 왔다. 공적 대리인 제도나 법원 개입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이며, 어떤 방식이 채택되느냐에 따라 임상 현장의 관행과 환자 권리 보호 수준이 크게 달라진다. 위원회는 연말까지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므로, 2026년 4분기가 제도 개선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 이 기사는 서울경제의 2026년 9월 9일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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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15 01:21 수정 2026.09.1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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